윤종용 삼성전자 사장은 16일 사단법인 한국전기전자학회(IEEE Korea Council·회장 홍승홍 인하대교수)가 주최한 「TENCON’99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 전자산업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 참석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TENCON’99 국제학술대회」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정보화 구축을 위한 멀티미디어 기술」을 주제로 국내외 학자 700여명이 참석해 38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윤 사장의 이날 강연 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
삼성전자 윤종용 사장
한국 전자산업은 지난 15년 동안 세가지 기적을 이루었다. 반도체와 TFT LCD, CDMA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83년 삼성전자가 64kD램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 반도체산업의 기적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그리고 반도체 기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반도체메이커들은 D램가격이 하락할 때 생산비용을 줄이는 데 박차를 가해 경쟁력을 갖췄으며 98년에는 전 세계시장에서 28%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두번째 기적인 TFT LCD는 92년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와 현대전자가 가세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TFT LCD는 멀티미디어패널의 핵심으로 사람들은 이를 통해 정보를 볼 수 있고 정보전달이 가능하다.
세번째 기적인 CDMA는 96년 처음 상용화기술개발이 성공하면서 현재 한국내에서만 20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의 업체들은 이미 셀룰러폰뿐만 아니라 토틀 CDMA시스템과 핵심칩세트 개발을 이미 완료한 상태다.
이같은 기적을 이룬 한국의 전자산업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다가오는 2015년의 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과거 기술적인 혁신을 통해 사회가 어떻게 진화돼 왔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증기기관의 개발이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이전시킨 것처럼 디지털 멀티미디어기술은 산업사회를 정보화사회로 변화시키고 있다.
전화와 TV, 그리고 컴퓨터는 우리들의 정보전달과 작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들 세가지 기기는 음성과 이미지, 데이터 등 서로 다른 세가지 방법으로 의사를 전달하지만 디지털화는 이들을 디지털 멀티미디어로 통합시킨다.
또 시스템 온칩 기술은 미래 멀티미디어시대를 구현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문이다. 우리는 D램과 마찬가지로 시스템 LSI 분야에서 또다른 기적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신호처리과정을 위해서는 디지털TV의 경우 채널칩, MPEG2칩, 비디오 디코더 등 많은 칩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그것은 하나의 칩으로 통합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의 전자산업은 미래에도 확고한 위치를 구축할 것이다. 한국은 97년말에 시작된 경제위기로부터 막 빠져 나오고 있으며 이미 기본적인 여러가지 징후들은 한국 경제가 정상화 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가오는 멀티미디어시대에 전통적인 공급구조로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부가가치는 세계 표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지적재산과 시스템통합기술 수준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 또 마케팅과 브랜드파워는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다.
디지털멀티미디어시대에 가치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전지, 광메카닉스, 초소형 정밀기기(MEMS)에 의해 가능하다.
경제위기 동안 한국은 디지털혁명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왔다.
현재 우리의 기술적 능력으로 본다면 한국 전자산업의 미래는 매우 밝다.
그러나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에 한국의 전자산업 혼자로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아시아의 협력업체들과 인간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서로 도와야만 한다.
아무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대로 미래를 창조한다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쉽다.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건설해 가자.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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