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판매급증에도 불구 AS수요는 오히려 줄어

 제품 출하량이 늘고 시장이 확대되면 따라서 성장하는 것이 관련제품에 대한 AS 수요. 그러나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동전화 시장에 공짜·저가 단말기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지역 AS지정점의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공짜단말기의 증가로 이동전화단말기를 귀중품이 아닌 1회성 소모품으로 인식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사소한 고장은 AS를 받지 않고 그냥 사용하고 AS비용이 큰 고장의 경우는 새 단말기를 구입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초반까지 월 200만∼300만원의 이익을 내던 주요 단말기 업체의 한 AS지정점은 최근 이익이 50만원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다른 AS지정점들도 상황은 비슷해 태업 또는 폐업 결정이 늘고 있는 추세다.

 AS지정점 관계자들은 공짜 단말기 확대로 고객들의 제품에 대한 애착이 줄어들면서 일부 사용자들은 액정이 깨지거나 케이스에 손상이 간 유상AS의 경우 통화에 불편이 없으면 그냥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또 일부 사용자들은 심한 고장의 경우에도 AS를 받기보다는 시장에 널려 있는 공짜 또는 저가 단말기를 새로 구입해 사용한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의무사용기간이 없는 단말기는 물론이고 의무사용기간이 걸려 있는 단말기도 약간의 편법을 거치면 적은 비용으로 기변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현재 AS지정점에 접수되는 AS의뢰는 무상수리건이 대부분으로 액정 고장 등 비용부담이 큰 AS가 필요한 경우는 적지 않은 고객들이 신규가입을 결정한다고 전한다.

 무상수리건의 경우 AS점은 본사로부터 1건당 4000원 정도를 받는다. 지정점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소규모의 경우에도 하루 15건 이상의 AS가 들어와야 현상 유지가 가능하다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AS지정점에서 서비스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최근 이동전화 유통점을 개설한 한 판매점 사장은 『동네 AS직영점에서는 일자리를 잃고 있는 AS기사들이 늘고 있다』며 『서비스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들이 싸게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은 좋지만 고치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그냥 팽개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자원 낭비』라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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