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PCS 임원진 인사 배경

 13일 단행된 한솔PCS의 경영진 인사는 창업세대 물갈이와 최대주주인 BCI를 의식한 경영권 방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한솔은 사업권 획득에서부터 초기 시장 진입을 진두지휘해 왔던 정용문 사장, 민경수 상무, 이거상 상무 등 창업공신을 한꺼번에 퇴진시켰다.

 이들은 각기 대표이사, 마케팅, 기술을 맡고 있던 핵심 임원으로 한솔PCS의 얼굴이 바뀌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한솔의 경영 컬러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대표이사로 승진한 신임 정의진 사장은 탁월한 업무추진력에 카리스마까지 갖춰 조직을 장악한 채 영업과 기술 모든 면에서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정 사장은 삼성전자 기획실장, 서울이동통신 부회장 등을 역임한 정보통신 전문가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조동만 부회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일선에 등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법적 문제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대표이사를 맡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을 깨고 이번에 전격 등장했다.

 오너가 직접 나서야 할 만한 배경이라면 일단 한솔의 경영을 직접 챙기면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수순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최대주주인 BCI와의 관계를 고려, 경영권을 확실히 방어하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임 정 사장이 그간 BCI측의 부사장들과 서열상 동열 또는 후순위였기 때문에 정 사장의 경영력을 오너가 뒷받침해 주어야 할 필요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튼 한솔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전면에 나선 오너와 장악력 및 추진력이 탁월한 전문경영인을 양대 축으로 공격적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가입자수 확대와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급류를 탈 것으로 예상되는 통신시장 구조조정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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