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정책자금 비중 줄었다

　IMF체제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재편을 유도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육성 구호를 높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12개 관련 정부부처의 전체 정책지원자금 중 중소기업 지원자금의 비중은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특별위원회와 중소기업청이 공동 운영중인 「중소기업 정책자금 개혁위원회」가 산업연구원에 의뢰,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정책자금 운영 개선방안」이란 자료에 따르면 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문화관광부·보건복지부·중소기업청 등 12개 부처의 중소기업 관련 정책자금은 총 11조1111억원으로 지난해(9조6131억원)보다 15.6% 가량 늘어났다.

　또한 이들 정부부처가 올해 배정받은 중소기업 정책지원자금의 규모는 총 6조5072억원으로 추정돼 지난해(5조9751억원)보다 8.9%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정책지원자금 중 중소기업에만 배타적으로 지원되는 중소기업 전용자금의 경우 역시 올해 4조9841억원으로 지난해(4조6004억원)보다 8.3% 증가했다.

　그렇지만 전체 정책자금 지원규모에서 중소기업 지원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2.2%에서 올해 58.6%로 줄어들어 그동안 중소기업 지원 및 육성을 줄기차게 외쳐온 중소기업 관련부처들이 정작 자금지원부문에서는 중소기업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처별로 보면 중소기업 전담부처인 중소기업청이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 정책지원자금 4조5032억원을 모두 중소기업용으로 배정한 것을 비롯해 문화관광부(5192억원), 환경부(1040억원), 해양수산부(350억원) 등 4개 부처가 총 정책자금의 100%를 중소기업 지원에 배정했으며 과기부(35.5%)·정통부(92.5%)·농림부(83.2%) 등은 전체 정책자금 중 중소기업 지원비중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벌그룹의 해체로 중소·벤처기업 지원 강화를 선언한 산업자원부의 경우는 전체 정책자금 지원규모 1조4006억원 중 62.4%선인 8734억원만을 중소기업 지원용으로 배정, 지난해(64.3%)에 비해 중소기업 지원자금의 비중이 축소됐으며 국방부·복지부·노동부 등도 중소기업 지원자금의 비중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원형태별 올해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융자가 전체 6조5072억원에서 74%인 4조8121억원에 달해 여전히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이 융자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입증했으며 출연 및 보조 형태 4.8%(3136억원), 보험·보증 21%(1조3665억원), 출자 0.2%(15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자금 유형별로는 시설자금이 전체의 61.1%, 기술개발관련자금이 15.4%, 운전자금이 9.8% 등으로 나타나 기술개발자금의 높은 우선순위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낮아 중소기업 기술력 평가 및 개발기술사업화자금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정책자금 지원효과 제고를 위해 중기특위내에 부처간 사전협의, 조정기구를 상설화해 기술개발자금 금리를 우대하는 등 지원자금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정책자금개혁위는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우선 단기간 적용 가능한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정부안을 확정하고 지원조건의 불균형 해소, 표준심사모델 개발 등 중기 정책자금 운영체계를 지속적으로 개편해 나갈 계획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