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의 투표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게임 디자이너를 뽑는다면 시드 메이어(Sid Meier)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게임의 대부로 불리는 메이어는 재즈로 말하면 듀크 엘링턴, 영화계에선 앨프리드 히치콕 같은 존재다.
80년대에 그는 비행 시뮬레이션게임에서 액션·어드벤처·전략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임 장르를 완성했다. 메이어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게임 디자이너가 있다는 말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을 모르는 영화감독이라는 말과 마찬가지.
ION스톰사의 존 로메로 회장은 3D 액션게임 디자인의 천재. 그의 별명은 「컬트 히어로(Cult Hero)」다. 그는 온통 유리로 둘러싸인 댈러스의 사무실에서 쿠엔틴 타란티노나 조엘 코엔, 데이비드 린치처럼 컬트풍의 게임을 디자인한다. 「Wolfenstein 3D」와 「둠(Doom)」 「둠2」 「퀘이크」가 모두 그의 손을 거친 게임들이다. 지난 94년 10월10일 「둠2」가 처음 공개되던 날은 게이머들에게 「둠스데이(Doomsday : 원래는 파멸의 날이라는 뜻)」로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전자게임의 아버지로 불리는 놀란 부시넬(Nolan Bushnell). MIT시절 그는 테이블 테니스 게임 「퐁(Pong)」을 개발,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의 한 술집주인을 설득해 단골손님들 앞에서 이 게임을 선보였다. 코인박스는 하루 만에 25센트 동전들로 가득 채워졌고 부시넬은 500달러의 창업자금을 벌게 된다. 72년 부시넬은 아타리사를 세웠고 이 회사가 전자게임 혁명의 주역이 됐다. 조이스틱을 손에 든 아이들이 텔레비전 앞으로 몰려들게 만든 사람이 바로 놀란 부시넬이다.
브렛 스페리(Brett Sperry)는 전략게임의 명가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창업자. 그는 친구 루이스 캐슬과 지난 85년 창고에서 개발한 리얼타임 전략게임 「듄2」로 게이머들의 우상이 됐다. 이 게임이 히트하지 못했더라면 「워크래프트」나 「다크레인」 「커맨드 앤 컨커」도 출시될 수 없었을 것이다.
「테트리스」로 일약 스타가 된 사람은 알렉시 파지트노브(Alexey Pajitnov). 모스크바 출생의 수학자인 알렉시는 80년대 초반 전세계에 테트리스 열풍을 일으켰다. 동굴 속에 온갖 괴물이 등장하는 「던전 앤 드래곤」 스타일을 가장 멋지게 만들어낸 게임 디자이너는 리처드 가리오트(Richard Garriott)다.
지난 83년 오리진 시스템을 설립한 후 「울티마3」로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그밖에 시에라 온라인을 설립해 어드벤처 게임의 원형을 만든 로베르타 윌리엄스, 애플컴퓨터 출신으로 EA사를 창립한 트립 호킨스 등도 유명인사들. 이들은 모두 21세기를 이끌어갈 천재적인 게임 디자이너들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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