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미디어의 미래는…

 미국 UCLA와 스탠퍼드대학이 처음 컴퓨터로 통신을 한 것은 지난 69년의 일이다. 이어 팀 버너스 리는 89년 World Wide Web을 처음 만들었고, 마크 앤드리슨은 93년 최초의 웹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탄생시켰다. 인터넷이나 네트워크의 발전이 그동안 신문과 방송에 미친 영향은 얼마나 되며 또 21세기 매스 미디어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까.

 이에 대해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웹에 덜미 잡힌 신문(Caught in the Web)」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인쇄매체의 미래가 매우 어둡다고 진단하고 있다. 우선 종이신문의 발행부수가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은 35년간, 프랑스는 30년간 이같은 하락세를 경험했다. 미국도 80년대 말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국신문협회(NAA)와 신문편집인협회(ASNE)의 98년 미디어 이용 연구에 따르면 77년까지만 해도 전체 인구의 67%가 규칙적으로 신문을 읽었으나 97년에는 51%선으로 떨어졌다.

 인터넷 대중화가 급류를 타기 시작한 95년 전후만 하더라도 신문업계에서는 이를 새롭고 값싼 유통채널 정도로 여겼다. 수많은 신문들이 앞다퉈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고 그 복제본을 게시하던 시절이었다. 이때만 해도 신문의 인터넷 적응력은 놀랄 만해서 미국의 경우 97년 현재 3600여개 신문들이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열었다.

 그러나 사정이 급변했다. 인터넷이 급속히 독립된 미디어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닌 신문, 그 중에서도 분류광고였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이나 영국의 신문들은 그 수입의 30% 정도를 분류광고에 의존한다. 지방지의 경우는 50%에 육박하기도 한다.

 인터넷은 바로 이 부분, 신문의 핵심 수입원을 빼앗아가기 시작했다. AOL의 워크플레이스 채널과 몬스터 등 구인·구직 사이트를 비롯해 아마존(쇼핑몰), e베이(경매), 리얼터, 렌트넷(부동산), KBB, 카포인트(자동차) 등이 신문의 분류광고란을 점점 더 썰렁하게 만들었다.

 특히 인터넷의 분류광고는 발빠른 정보갱신, 뛰어난 검색기능, 전세계 어디에서나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접근성 등 어느 모로 보나 신문의 그것보다 월등했다. 승부는 처음부터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일반 사람들의 뉴스 접촉방식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문 조사기관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의 12%가 뉴스를, 그 중에서도 속보를 보기 위해 접속한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종이신문의 운명은 「몰락」인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인터넷이 신문산업을 붕괴시킨다 해도 뛰어난 분석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양질의 기사에 대한 수요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신문에 비하면 방송은 인터넷과 좋은 보완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방송은 우선 인터넷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웹콘텐츠를 방송 프로그램에 활용할 수 있고 또 통신 및 방송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터넷에도 깨끗한 화질과 음향을 제공하는 인터넷방송국이 다수 출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