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를 잡아라.」
인터넷업계 전반에 걸친 화두다. 회원 확보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통한 경품 공세를 벌이기도 하고, 관련 업종끼리 연대를 맺어 동시에 회원을 관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잡기 위한 업계의 공세는 뜨겁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작 국내에서 커뮤니티 확보에 성공한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다음(http://www.daum.net)」이 300만명이고 「네띠앙(http://www.netian.com)」이110만명 정도다.
회원수로만 보자면 국내 최대의 PC통신서비스인 천리안의 190만명에 뒤지지 않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속빈 강정에 가깝다.
인터넷의 경우 특성상 방문자 수를 파악하기 매우 힘들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자료를 추산할 수 없지만 PC통신의 커뮤니티와 비교할 때 인터넷 커뮤니티의 수가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커뮤니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게시판 활동과 조회수를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다음에서 비교적 회원수가 많은 미팅주선 동호회가 6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게시물당 조회수는 10회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이에 비해 하이텔 OS 동호회나 천리안 네트워크 유저 동호회처럼 회원수만 수만명인 동호회가 있으며, 이곳의 활발한 게시판에서는 평균 조회수가 2000회가 넘는 게시물들도 많다.
이러한 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아직까지 초기단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몇 가지 기술적인 차이점과 전략적인 문제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우선 기술적으로 PC통신의 경우 대부분의 게시판이 텍스트 모드로 되어 있어 인터넷에 비해 접근이 빠르다.
특히 네티즌들의 경우 빠른 정보접근에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에 PC통신의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커뮤니티가 하나의 게시물이나 리스트를 보기 위해서 최소한 수초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인터넷 인터페이스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검색 기능도 아직까지 차이가 많다. PC통신의 경우 조회수·작성자 이름·ID·키워드·말머리 등 검색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대개 키워드와 작성자 이름 정도만으로 검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한 것이 흠이다.
전략적인 면에서는 야후 클럽이 채택했던 주제별 소모임 형태의 커뮤니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사용자가 마음대로 동호회를 만들도록 한 것은 좋으나 중복된 주제의 동호회가 많이 생기고 또 회원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의 친목모임 정도에는 좋지만 정보가 나뉘고 새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공간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들어 PC통신 동호회들이 전문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데에는 커뮤니티의 결속력과 집중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PC통신사들이 특정한 주제에 관한 동호회는 1, 2개 이상 허용하지 않았고 비슷한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한곳에 몰아넣어 집중성을 형성하도록 했으며 게시판을 중심으로 모인 오피니언 리더들이 결속력을 드러내도록 한 것이 현재의 강력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이에 비해 계속 분산화의 길로만 가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는 다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구조로는 처음 사이트를 찾아간 사용자들도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원들과의 교류를 위한 대화방이나 메신저, 메일의 이용이 별도의 인터페이스로 운용되기 때문에 결속력을 다지는 데도 불편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맞는 커뮤니티 형성 방식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인터넷 커뮤니티 구성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야후의 경우 한꺼번에 여러 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지 않고, 일정한 간격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한두개 추가시켜 사용자들이 인터페이스와 이용법에 충분히 익숙해지고 난 후 다시 새로운 서비스를 개설해 이용률을 극대화시켰던 점은 국내 업체들도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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