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업계, 메모리값 급등 "울상"

 국내 주요 그래픽카드제조업체들이 그래픽카드의 핵심부품인 비디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제조여건이 악화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시그마컴을 비롯, 에바트T&C·택산전자 등 국내 주요 그래픽카드업체들은 메모리 가격상승으로 그래픽카드 1장당 제조원가가 약 20% 오르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비디오 메모리의 가격상승은 최근들어 32MB의 대용량 비디오메모리를 장착한 그래픽카드가 일반화하면서 그래픽카드업체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달들어서는 메모리 수급마저 불안해 가격인상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이는 메모리제조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으로, 당분간 진정될 기미가 없어 그래픽카드의 가격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그마컴(대표 주광현)은 비디오 메모리 공급가격 상승으로 지난달에만 약 1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시그마 반타」 「시그마TNT2 울트라」 등 32MB 비디오 메모리를 장착한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공급해왔으나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고성능 그래픽카드 한 장당 평균 1만5000원에서 2만원 정도의 원가상승이 이루어졌다.

 시그마컴은 원가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기 위해 기술적인 대안을 찾고 있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가격상승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네오」시리즈로 고성능 그래픽카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에바트T&C(대표 심현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소매시장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이 회사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그래픽카드 한 장당 1만5000원의 원가상승이 이루어졌으나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이 가격상승에 민감한데다 공급업체가 워낙 많아 쉽게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에바트T&C는 마진폭을 대폭 줄여가는 고육책을 쓰면서 메모리 가격이 진정될 때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픽카드의 메모리크기가 커져 이나마도 쉽지 않은 입장이다.

 이외에도 PC공급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는 택산전자(대표 김창규)는 비디오 메모리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만산 수입업체들도 비디오 메모리 가격상승을 공급가격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그래픽카드 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메모리가격이 진정될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제품가 인상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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