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시장 "특소세 폐지"로 급랭

 특소세 개편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대부분의 가전제품에 부과되고 있는 특소세가 폐지됨에 따라 기존 수요가 대기수요로 전환되면서 가전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V·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전자제품의 특소세가 폐지되면 최대 12%까지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자 전자상가와 양판점, 대리점 등 일선 유통점에는 예상보다 큰폭의 수요 감소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의 영향으로 특소세 폐지 대상품목에 해당되지 않고 오히려 세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에어컨과 프로젝션TV 등 일부품목의 수요까지 덩달아 매기가 뜸한 양상을 보이면서 가전시장 전체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가전 수요 감소폭은 특소세 폐지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9월 들어서는 대형점과 주요상가 판매량이 발표 이전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별다른 조치가 없는 한 12월말까지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매출이 크게 줄고 있는 유통점은 양판점인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 가전사 초대형 유통점인 하이프라자와 리빙프라자 등으로 이들은 특소세 폐지발표 이후 대부분 30∼40% 안팎의 판매량 감소에 시달리고 있으며 용산 등 주요 전자상가의 가전매장들은 20∼40%, 일선 대리점은 25%선의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랜드21 용산점의 경우 하루평균 4000만원대까지 올라가던 매출이 특소세 폐지 발표 이후 2500만원선으로 떨어졌으며 혼수 등 기존 구입고객과 예약 구매자들의 반품이나 해약 요청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또 용산 상가지역에서 가전매장을 운영하고 L사도 하루 1000만원 안팎을 기록했던 매출이 600만∼700만원으로 줄어드는 등 대부분 상가의 가전 유통점들이 약 30%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점의 한 관계자는 『특소세에 관한 문의가 많아 귀찮을 정도』라며 『최근 들어서는 혼수조차 최소한의 제품만 구매하고 나머지는 내년으로 미뤄 건당 300만∼400만원 올릴 수 있던 혼수판매도 200만원 안팎으로 줄었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속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가전사나 양판점 등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특소세 폐지분을 본사에서 떠안고 미리 인하가에 판매하는 등 대대적인 경품을 포함한 판촉과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제품가의 10%가 넘는 특소세를 부담하기 어려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테크노마트와 용산전자랜드, 나진상가, 123전자타운, 국제전자센터 등 주요 전자상가 가전 상우회장 10여명은 지난 1일 회의를 갖고 특소세 일정 조기공개가 가전 유통점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특소세 폐지 조기 실시 등을 내용으로 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