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으로 1일 시스코시스템스와 IBM이 네트워크 분야에서 광범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자 네트워크 업계는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제휴로 인해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IBM이 앞으로 네트워크 장비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으며 네트워크 컨설팅 및 구축, 유지, 보수를 포함한 아웃소싱 사업을 공동진행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시스코 장비가 채택된다. 양사의 이번 제휴는 국내 시장판도 변화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제휴로 국내 업체들이 가장 긴장하는 부분은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국내 네트워크 통합(NI)시장 진출여부다. IBM글로벌서비스는 IT사업과 관련된 컨설팅 및 아웃소싱을 진행하는 부서로 대한항공 아웃소싱과 충남방적에 대한 아웃소싱도 이 부서에서 진행한다. 이번 제휴에서 시스코와 IBM이 공동으로 IBM글로벌서비스를 진행키로 함에 따라 결국 시스코도 어떤 형태로든 국내 NI업체가 해왔던 네트워크 구축이나 유지 보수 업무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스코가 회계 컨설팅 업체인 KPMG에 10억달러를 투자한 것이나 루슨트가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인터내셔널 네트워크 서비스(INS)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내 NI업체들의 위축은 물론 수익성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가 최근 인원을 크게 늘리면서 부쩍 프리세일즈 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이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시장판도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업체며 한국IBM은 3, 4위를 기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스코가 기간통신사업자에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IBM은 이 회사의 대형컴퓨터를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기업시장과 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품군으로 들어가면 시스코는 라우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나 급성장하고 있는 ATM스위치 분야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한 상태였다. 따라서 지난해 ATM백본 스위치 시장에서 2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IBM과의 제휴로 ATM스위치에서도 입지를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번 제휴로 시스코는 통신사업자 시장뿐만 아니라 기업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으며 약점으로 지적돼온 ATM스위치 분야에서도 적지않은 상승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 IBM과 경쟁해온 케이블트론이나 노텔네트웍스의 경우에는 한국IBM의 사업의지 퇴색으로 단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호기가 될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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