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디지털 녹음.녹화기 "사적복제 보상금 부과" 반발

 정부가 디지털 녹음, 녹화기 제조업체에 사적복제 보상금을 부과하려는 것에 대해 가전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화부가 내수용 디지털 녹음, 녹화기 및 매체에 대해 이를 생산하는 제조업체에 출고가의 2% 이내 금액을 사적복제 보상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공청회까지 거쳐 사실상 사적보상금 부과제도의 시행이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적복제 보상제도란 디지털 녹음, 녹화기 등의 판매로 인해 저작물에 대한 권리침해가 이루어진다는 전제 아래, 기기생산자가 저작권자에게 일정 금액을 저작권사용료로 지불하는 제도다.

 이미 문화부는 지난 93년에도 녹음기, 녹화기, 복사기 등에 대해 사적복제 보상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추진한 바 있으나 가전업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어 이번에는 문화부의 계획대로 강행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렇지만 디지털TV·디지털VCR·DVD플레이어 등 디지털기기를 생산하고 있는 가전업체들은 이 제도가 국내 가전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디지털정보기기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우선 사적복제보상금제도에 대한 전자업계의 의견을 담아 관계당국에 건의하는 한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사적복제보상금 제도는 디지털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정부의 기본방침과 위배되는 것으로 사적복제보상금을 부과할 경우 가전업계의 경쟁력약화는 물론 국내 수요를 창출하는 데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또한 근본적으로 사적복제제도를 도입하는 근간이 디지털 기기를 구입하는 모든 소비자들이 개인적으로 복제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디지털기기를 단순히 재생하는 데만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을 지우게 돼 법적으로도 타당성이 결여됐다는 게 가전업계의 주장이다.

 현재 문화부가 사적복제금 도입 이유로 들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단순히 사적복제금을 부과하기보다 먼저 개인적으로 복제가 가능한 제품에 대해서 복제방지기능을 갖추도록 하고 있는데 비해 아직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사전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채 무조건 준조세 성격의 보상금부터 부과하려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는 것.

 따라서 사적보상금제도가 도입돼 제조업체들에 사적보상금제도를 부과한다면 곧바로 제조업체들은 이를 제품가격에 반영시키든가 아니면 내부적으로 흡수해야 하며 이것은 제품가격을 인상시키거나 아니면 제조업체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이같은 사적복제보상금제도의 도입은 디지털기기의 내수시장을 조기에 창출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며 이것은 또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정보가전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더욱이 국내 가전업체들이 아날로그기기와는 달리 디지털분야에서는 일본이나 미국 등을 제치고 가장 먼저 제품개발은 물론 수출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이번 사적복제금제도가 오히려 국내 정보가전산업이 발전하는 데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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