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만화방 한구석에 앉아 층층이 만화책을 쌓아두고 숨죽여 읽던 모습은 이제 기억속의 한장면으로 남을 모양이다. 저녁 5시에서 7시 사이에만 시청이 가능한 TV만화영화를 보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던 안타까움도 조만간 옛 추억이 될 전망이다.
만화에도 본격적인 디지털 바람이 불면서 인쇄매체에 한정돼 있던 「카툰(출판만화)」이나 TV방영, 극장상영에만 의존하던 「애니메이션(만화영화)」이 디지털 매체인 CD롬이나 DVD, 인터넷으로 그 형태를 옮겨가면서 만화보기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한마디로 디지털 만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창작지원실에 입주해있는 디지털만화사(digiman.withyou.net)가 최근 출간한 「밀레니엄 버그(M.BUG)」(작화 홍종연)는 기존 컷 만화를 배경음악과 내레이션·동영상 등을 섞어 CD롬에 담은 디지털 만화. 화면과 함께 전개되는 내레이션과 그때 그때 걸맞는 배경음악·효과음 등이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재생·정지·자동실행 등 전반적인 기능운용을 독자가 직접 제어할 수 있어 말 그대로 인터액티브한 첨단 만화인 셈이다.
이 회사는 「밀레니엄 버그」 이외에도 「조서방의 성교육」 「디지털 전래동화」 「BUG DRAGON」 등 다양한 만화를 CD롬으로 제작하고, 나아가 이를 DVD 또는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디지털만화사의 경병표 사장은 『고성능 컴퓨터의 보급이 일반화되고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린이들까지 컴퓨터를 쉽게 다루면서 전자출판만화가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원작을 발굴해 디지털 만화의 보급을 확대하고 일본 수출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화의 디지털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미디어산업기술(대표 정병철)은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해 인터넷상에서 애니메이션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압축·재생기술 「애니스트림」을 개발, 최근 벤처박람회를 통해 발표했다.
그 동안 애니메이션은 용량이 크고 실용적인 압축기술이 없어 인터넷상에서 전송이 어려웠으나 이 기술은 고해상도(320×240 픽셀 이상) 및 300 대 1의 고압축을 지원하고, 동영상·정지영상·사운드·텍스트까지 동시에 보낼 수 있어 쉽고 빠르게 애니메이션의 전송 및 재생을 가능케 한다.
이같은 기술의 발달은 주문형 온라인 만화극장의 실현과 함께 첨단매체를 등장시켜 앞으로 만화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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