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화두는 지식이다. 과거 성공의 자원이 토지·금·석유와 같은 자연자원이었다면 이제는 지식이 성공의 열쇠로 등장하고 있다. 「석유왕」 록펠러, 「철강왕」 카네기와 달리 이 시대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무형의 자산인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이 그 단적인 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지식의 위력을 알기 쉽게 풀어 쓴 책이 최근 잇따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먼저 세계적 경제 석학 레스터 서로(미 MIT)교수가 내놓은 「지식의 지배(Building Wealth)」는 세계경제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바탕으로 지식경제 시대의 개인·기업·국가를 위한 새로운 법칙들을 제시함으로써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경영서적 전문 출판사인 생각의나무(대표 박광성)가 지난달 첫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교보문고와 종로서적 등 시내 대형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 2 위를 놓치지 않을 정도.
지금은 증기기관도, 전기도 아닌 지식이 부를 창출하는 제3차 산업혁명의 경계선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지식기반 경제시대로 접어들면서 전자공학·생명공학·원격통신·디자인소재·로봇·컴퓨터 등이 삶의 모든 양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상황이다. 서로 교수는 자칫 천박해 보일 수 있는 돈에 대한 접근에서 특유의 학자적 관점을 놓지 않으며 긴장의 끈을 이어 간다
세계경제에 대한 개괄과 미국·일본·유럽경제의 미래에 관한 시나리오를 담았는가 하면 각국의 이데올로기 문제까지도 고려하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저자는 이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11가지 개인·기업·국가의 생존법칙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선 기업가는 언제든 기업을 해체할 준비를 하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기업으로 남으려면 성공한 기업이라도 자발적으로 파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파괴하지 않으면 타인에 의해 파괴당하기 때문이다. 인텔이 오늘날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80년대 후반 메모리 분야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CPU)에 주력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또 개인에게는 이런 충고를 한다. 지식 기반 경제에서 개인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경력이라는 것이 무의미한 현 시스템에서 어떻게 경력을 쌓을 것이냐는 점. 같은 직장을 같은 기간 다녔더라도 직장을 옮길 경우 사람마다 다른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경제개발과 환경보호는 반의어가 아니라 동의어다」를 비롯한 독특하고 간명한 그의 경구들이 읽는 이에게 현실에 발을 딛고도 뿌듯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준다.
「지식의 지배」가 지식의 경제적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면, 미국의 유명한 카네기멜론대학의 로버트 켈리 교수가 쓴 「골드칼라로 가는 길」은 「지식」을 어떻게 개인전략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역시 경제·경영 전문 출판사인 리치북스(대표 이재동)가 펴낸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기업의 운명이 스타 사원 한 두 사람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NBA에서 시카고 불스 팀이 연승행진을 계속하는 이유가 바로 마이클 조던이라는 스타 플레이어 때문인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스타 사원을 만들 수 있는가. 「골드칼라로 가는 길」은 이에 대한 면밀한 해답찾기의 전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제시했다. 여기서 「골드칼라」란 아주 높은 생산성을 올리는 두뇌 노동자를 지칭하는 용어다.
켈리 교수는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오랫동안 「케이스 스터디」를 했다. 스타 사원과 보통 사원의 차이점을 찾아나선 것이다. 저자는 우선 스타와 비 스타를 가름할만한 요인을 나름대로 분류했다. 높은 IQ 등 인식능력, 자신감 등 심리적 요인, 대인관계 등 사회·환경적 요소를 기준으로 전사원을 조사했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당초의 막연한 예측을 빗나가게 했다. 인식능력과 인격적·심리적 요인이나 사회·환경적 요소 등이 높게 평가된 사원도 스타가 아닌 경우가 허다했다. 저자는 이를 통해 「보통 사원도 스타가 될 수 있다」 「스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면 스타 사원이 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우선 지식 전문가들과 통하는 믿음직한 통로를 개발하는 「지식의 네트워킹」을 강조한다. 또 △자기관리 기술 △폭넓은 시각과 전망 △리더를 보좌하는 능력 △리더십 △팀워크 △조직적 수완 △지도와 설득력 △진취적 이니셔티브 등도 중요하다. 저자는 이를 9대 업무전략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인자로 「지식」이 들어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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