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용 국산 드라이필름이 국내 PCB업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연간 400억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PCB용 드라이필름 시장은 그동안 히타치·듀폰·TOK·아사히글라스 등 일본계 업체들이 주도했으나 최근들어 코오롱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이 분야 사업을 강화,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높이고 있다는 것.
특히 PCB용 드라이필름의 국산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난 10년동안 기술개발에 전념해온 코오롱은 국내 PCB용 드라이필름시장에서 일산을 몰아내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오롱은 이미 국내 3대 PCB업체 가운데 하나인 LG전자를 고객으로 유치한 것을 비롯해 반도체 패키지기판 전문업체인 심텍, 중견 다층인쇄회로기판(MLB)업체인 기주산업·우진전자·새한전자 등으로부터 제1공급자 자격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중소 PCB업체가 몰린 남동공단과 인천 목재단지, 부천 등 수도권지역에서는 국내에 진출한 일산 PCB용 드라이필름업체 중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오롱의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국내 PCB산업 환경에서 소재로 승부하기는 무척 힘들지만 일본업체보다 신속한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을 제시, 이제는 나름대로 안정적인 기반을 갖게 됐다』면서 『조만간 D사 등 국내 대기업 PCB업체에 추가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올초 드라이필름사업에 참여한 신화F·C도 최근 경기 평택에 월 15만㎡ 정도의 생산능력을 지닌 공장을 건설한 것을 계기로 이 분야에서의 착근을 서두르고 있다. 신화F·C는 이미 5∼6개 PCB업체로부터 제품 사용 승인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성용 신화F·C사장은 『사업 초기라 일산이 지배해온 시장을 뚫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중소 PCB업체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올해 말쯤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PCB용 드라이필름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섬에 따라 그동안 일산 드라이필름이 거의 석권해온 국내 PCB용 드라이필름시장의 주도권이 일산에서 국산으로 넘어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산 드라이필름을 사용할 경우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다 가격 또한 일산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원가절감 압박을 받고 있는 국내 주요 PCB업체들이 앞으로 국산을 더욱 선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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