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이동통신 기지국 공용화

황선호 한국전파기지국관리기술연구소장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PCS 서비스 개시 이후 경쟁이 더욱 가속화하면서 빠른 성장을 하게 됐으며, 이에 힘입어 가입자가 1900만명을 넘는 놀라운 성과를 단기간내에 이루어냈다.

 그러나 시장 발전이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급진전함으로써 사업자간 과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으며, 이는 망 구축 경쟁으로 이어져 기지국이 난립하게 됐다. 물론 이로 인해 중복투자, 자연환경 및 미관 훼손 등의 문제점이 대두됐다.

 이에 정부에서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지국 공용화정책을 적극 추진했고 이에 따라 공용화사업 전담사인 한국전파기지국관리를 설립해 본격적인 기지국 공용화를 시작했다. 사업 초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기지국 공용화사업은 정부의 강력한 공용화 정책의지에 의한 제도 개선과 서비스 사업자들의 협조에 따라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여러 가지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선진 외국의 경우 사회 전반적으로 임대 개념이 확산돼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들도 기지국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으며 기지국 사업자들은 처음부터 다수에 임대할 것을 전제로 기지국을 건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의 경우 현재 망 구축을 담당하는 기지국 회사가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망의 40%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추후에는 거의 동일한 비율로 망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의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은 서비스 제공자와 망 구축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 서비스 사업자는 가입자의 확보, 서비스 개발, 품질 개선 등을 담당하고 망 구축 사업자는 기지국 시설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서비스 사업자들은 망을 임대해 사용함으로써 망 구축 및 초기투자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역할분담 및 망 공용화로 투자비용의 절감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 등의 성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동통신 서비스와 관련해 산·학·연에서는 시스템에 관한 표준화, 사업자 선정, 장비 제조 등에 치중해 왔다. 망 구축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루어져 이로 인해 이동통신 서비스 초기에는 망 설계 및 구축을 외국 업체에 용역을 주었으며 또한 서비스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 없이 망 구축을 추진했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현재 선진 각국은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IMT2000 서비스에 나서기 위해 활발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술 표준화, 장비 개발, 사업자 선정 등을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 전개되고 있다.

 IMT2000 서비스 망 구축에 있어서도 앞서 지적한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큰 시행착오를 범하게 되어 국가적으로 많은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IMT2000 서비스 망 구축에 있어 초기부터 공용망 구축에 관한 방안이 제시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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