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토비」가 처음 국내에 소개됐을 때 이 프로그램이 아이들로부터 이처럼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거의 대사도 없이 갸우뚱거리며 종종걸음하는 어설픈 동작을 되풀이하는 이 재미없어 보이는 프로에 정작 어린아이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반대로 어린이날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 무리를 해서 값나가는 장난감 등을 선물하지만 아이들은 값싼 물건들과 똑같이 취급하거나 금세 싫증을 내고 만다.
차이라면 텔레토비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제작됐고, 후자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데다 아이들과 어른의 차이를 간과했기 때문이랄까.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컴퓨터 게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춘천시가 최근 열렸던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 기간에 「스타크래프트」게임 경진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현재는 「게임시나리오 공모전」을 열고 있고, 성남시는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우수게임 소프트웨어 공모전을 개최하고 이를 연례화해 국내 관련산업을 육성하고 시의 이미지도 높이겠다고 한다. 서울시도 지난 6월 시정 홍보용으로 제작한 게임 「버츄얼 서울」로 최근 「내 사랑 서울 만들기」게임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춘천시가 지난 5월 게임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전주·부산·대전시 등이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에 게임지원센터 설립을 문의하는 등 지역내 게임업체들의 창업 및 육성 지원에 높은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게임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현상이다. 다만 한가지 바라는 것은 지자체들이 제작 또는 공모하는 게임·시나리오들이 자칫 지자체의 체면이나 교육·공공적인 측면 그리고 「이미지 쌓기」에 치중해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잃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점이다.
재미가 없어 외면당하는 게임은 게임이 아니고, 이는 결국 예산낭비와 지자체 이미지 손상이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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