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記者출신 사장들 "맹활약"

　「시각은 넓지만 사업은 젬병」 이라는 과거의 평가와는 달리 최근 정보기술(IT) 벤처업계에 기자출신 기업가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로 뛰어드는 기자들이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것은 IMF라는 사건도 있지만 최근의 사업환경이 이들의 장점을 살리기 유리하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과거 제조업 형태의 사업모델이 기술을 중시하는 구조였다면 최근 급성장하는 인터넷시대에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폭넓은 시각이 훨씬 중요시되고 있으며 이는 뛰어난 감각을 갖춘 기자의 특성과 일치한다는 분석이다.

　기자출신 사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던 사람은 피코소프트의 유주한 사장(37). 그는 전자신문의 기자로 활약하다가 93년 8월 스스로 개발한 개인정보관리소프트웨어(SW)인 「명인」을 가지고 창업했다. 특히 피코소프트는 지난해부터 그룹웨어, 팩스서버, 고객관리SW, 회계SW 메시징서버 등 중소기업에 맞는 모든 솔루션을 확보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사업을 전개, 중소기업 정보지원 전문업체로 자리를 굳혔다.

　LCD모니터 등 하드웨어 판매를 포함해 올해 18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는 피코소프트는 최근 들어 원격교육 패키지 및 플랫폼 제공, 웹애플리케이션호스팅서비스, 캘린더서비스 등 다양한 인터넷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내년 3월을 목표로 코스닥 진출도 준비중이다.

　오호라컴의 박태웅 사장(37)은 약 9년 동안 한겨레신문의 경제부기자와 사업기획부장 등으로 활약하면서 「한겨레21」 「씨네21」 창간사업 등 각종 신규사업을 출범시켰던 기획통으로 올해 4월에 미래와사람과 협력관계를 맺고 오호라컴을 설립했다.

　현재 미래와사람이 투자한 이벤트맥스의 대표와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이사를 겸하면서 미래와사람의 인터넷 투자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 사장은 오는 11월에는 커뮤니티사이트가 될 「ohora.com」 사이트도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인터넷서점인 알라딘(Aladdin.co.kr)의 조유식 사장(35)은 월간 「말」지 기자에서 인터넷 사업가로 변신한 케이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알라딘 사이트는 현재 하루 3000명이 방문해 300건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등 서비스 한달 만에 상위그룹의 인터넷서적 사이트로 도약하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 4월 설립된 오이엠의 손석복 사장(47)은 연합통신의 사회부, 경제부를 두루 거친 베테랑 기자출신으로 연합통신을 그만둔 후 5년 가량 무역업을 하다가 다시 벤처창업을 하게 됐다. 손 사장은 지난해 8월 검색엔진 보안 SW 등을 연구하는 개발팀과 처음 만난 후 올 4월에는 정식 법인등록까지 마쳤으며 「카이저21」이라는 최신 버전의 검색엔진을 완성, 국립중앙도서관에 공급하는 등 성가를 높여가고 있다.

　정보통신 월간지인 「이네이블」의 편집장이었던 박은숙씨(32)는 최근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고 현재 해외 사업자와의 기술라이선스 계약과 투자유치 등 구체적인 사전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은숙씨가 준비하는 사업분야는 디지털 퍼블리싱 서비스로 9월말경 법인을 설립하고 11월에는 정식으로 사이트를 오픈할 방침이다.

　이밖에 IT벤처기업 전문 홍보대행사로 위치를 굳힌 드림커뮤니케이션즈의 이지선 사장(34)은 전자신문과 조선일보 등에서 정보통신 부문 전문기자로 활약하다가 96년 12월 창업했다.

　드림은 현재 직원 15명, 올해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는 대표적인 홍보대행사로 발돋움했으며 고객사만도 마이크로소프트,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 등 외국사를 포함해 20개사에 이른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