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이 늘어나면서 도메인 이름의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코카콜라」나 「맥도날드」 같은 상표 못지않게, 듣기 좋고 기억하기 쉬운 도메인 이름이 중요해진 것이다. 미국의 컴팩사는 자사의 검색서비스인 「알타비스타」의 도메인을 사는데 335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였고 우리나라에서도 거액을 들여 도메인 이름을 샀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사이버브랜드의 최정훈 실장(27)은 이처럼 중요해지는 도메인 이름을 지어주는 사람이다. 그는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알맞은 도메인 이름을 지어주고 상표등록과 출원, 디자인까지 해준다.
『아직 도메인 이름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과 홍보가 강화되면 될수록 어떤 도메인 이름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어떤 도메인 이름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방문객 수가 현저하게 차이날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최 실장이 만들어낸 도메인은 50여개. 지금도 10여개 회사에서 이름을 지어달라는 의뢰를 받고 이를 추진중이다.
최 실장이 이 분야 일을 시작한 것은 홍익대 경제학과 2학년에 재학중일 때다. 우연히 주위의 권유를 받고 이름고을이란 작명회사에 프리랜서로 들어가게 된 것이 계기였다. 다행히 일은 최 실장의 적성에 맞았고 일이 재미있어 4학년 때는 팀장으로 눌러앉았다. 그러다가 인터넷 도메인 이름까지 지어달라는 의뢰를 받은 것이 최 실장에게 새로운 변신의 기회가 됐다.
『처음에는 그냥 과외 일로 생각했는데 의뢰로 여러 가지 다양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이버 공간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국의 도메인 정책과 상표등록, 사업전략 분석에도 일가견이 있어야 하지요.』
도메인 작명 분야의 성장성을 확신한 최 실장은 최근 아예 독립해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우선 의뢰가 들어오면 회사가 목표로 삼고 있는 고객이 어떤 층인지, 팔고자 하는 상품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등을 분석합니다. 그 다음 경쟁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도메인 이름을 조사하지요. 이를 토대로 가장 적합한 도메인 이름을 만들어내는데 여기에서 이미 등록돼 있는 도메인 이름은 제외됩니다. 1차 보고서에는 16개 정도의 후보 도메인 이름이 올라가게 되고 2차 보고서에서는 10개 내외로 압축됩니다.』
의뢰에서 최종적으로 도메인 이름을 선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한달. 회사의 전략을 분석하고 국내외 모든 도메인을 검색해야 하기 때문에 이 기간도 결코 길지 않다는 게 최 실장의 말이다. 가격은 도메인의 성격이나 서비스 내용에 따라 7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다양하다.
『도메인 작명은 창조적인 작업이라 일하는 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좋은 이름이 몇 개씩 떠올라 펜을 찾기 위해 정신없이 가방 안을 뒤지기도 하고 하루종일 머리를 싸매고 앉아있어도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어렵게 좋은 이름을 생각해냈는데 그게 등록돼 있는 도메인일 때는 정말 힘이 빠지죠.』
『아무리 좋은 이름이 생각난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는 도메인을 필요 없이 선점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최 실장은 『도메인 작명 전문가로서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장윤옥 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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