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꿈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연일 상한가를 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야 1만원에 매입한 주식이 한달 사이에 2만원으로 뛰게 되고 그만큼 수익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가격이 단기간 내에 2배이상 뛰어오르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일반 증시나 코스닥의 등록을 앞둔 벤처기업들의 주식 매입이 바로 그것. 이 경우 잘만 하면 2배에서 많게는 수십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주식투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을 통한 벤처기업들의 주식공모가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벤처기업은 이를 통해 당장 눈앞에 닥친 자금부족을 해결하고, 투자자들은 적은 투자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서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한 주식공모를 처음 시작한 곳은 인터넷 주식의 대표주자격인 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즈. 골드뱅크는 지난해 4월 자사 인터넷 서비스(http://www.goldbank.co.kr) 회원을 대상으로 1만9800주의 주식을 공모했다. 이 공모주 청약에는 모두 1485명의 회원이 참여, 모두 9억9000만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이러한 주식청약 열풍에 힘입어 골드뱅크는 순조롭게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었고 초기에 골드뱅크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엄청난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이러한 골드뱅크의 성공에 힘입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주식 공모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
세대별 맞춤서비스인 「인츠」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제이앤제이미디어도 지난 4월 인터넷 공모를 통해 9만9900주, 9억9900만원을 모았으며, 사이버 여행사인 웹월드가 여행서비스인 월드투어(http://www.worldtour.co.kr)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6월 6만6000주의 주식을 공모해 9억9000만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러한 인터넷 업체들의 주식공모 움직임은 지난 3일 시티넷(http://www.citynet.co.kr)에서 절정을 이뤘다. 도시생활 정보 전문사이트인 시티넷이 내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회원을 대상으로 주당 3000원(액면가 1000원)으로 총 20만주의 주식을 공모했다. 이에 3일 오전 9시30분부터 입금을 받아 선착순으로 주식을 배정한 결과 불과 7분만에 목표액 6억원을 모두 채운 것이다.
인터넷 주식공모의 절차는 비교적 단순하다. 홈페이지를 개설해 놓고 이곳에서 회원들이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1인당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의 가격과 수량을 공개하고 일정기간 이를 공지한다.
이를 열람한 투자자들이 온라인으로 청약서를 작성한 뒤 자격을 인정받으면 무통장으로 이 액수를 입금하면 일정한 기간 후에 주권을 받게 되는 형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처럼 알음알음으로 주주를 모집하는 방식과는 달리, 공개적으로 기업의 내재가치를 평가해 투자를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필요한 자본을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신생 인터넷 기업들이 앞다퉈 이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 방법이 신생기업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자 중견기업들도 인터넷을 통한 주식공모에 나서 적잖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지난해 9월 공모주식 3480억원 중 일부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조달했으며, 지난주 사운드카드 제조업체인 훈테크도 하이텔 훈테크 포럼(go hoontech)과 인터넷 사이트(http://www.hoontech.com)를 통해 주식을 모집했다.
훈테크의 경우 특징적인 것은 다른 업체들은 회사에서 먼저 주식을 공모했던 데 비해 사용자가 주식매수를 의뢰해 자연스럽게 공모가 이뤄졌다는 점.
하이텔 훈테크 포럼에서 투자자들이 훈테크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가라는 질의를 했고, 이에 대해 훈테크측에서는 일단 1000명을 한정으로 주식 매수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를 띄움으로써 시작된 것.
훈테크에서는 자사의 사운드카드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고 훈테크 포럼을 이용한 회원들에 한정해 1인당 50주 한도로 주식을 매도하겠다는 공지를 했다.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
공지를 올린 지 불과 3∼4시간만에 300여명이 공지를 열람하고 그중 150명 가량이 신청하는 호응을 보였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신청을 받아 불과 3일만에 신청자가 2000명에 가까울 정도였다.
훈테크의 김범훈 사장은 이에 대해 『현재 일반 소매시장에서 50%이상의 시장지배력을 갖고 제품에 대한 신뢰를 사용자들이 보여준 것으로 본다』면서 『9월중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매매를 실시하고, 내년 초에 코스닥 상장으로 이끌 예정』이라고 고무된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인터넷 주식 공모 러시에는 위험요소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우선 주간사를 설정해 공모를 하는 중견기업들과는 달리 창업한 지 얼마되지 않았거나 매출이 크지 않은 기업들이 수수료를 물지 않고 쉽게 자금을 모으기 위해 실시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성이 그만큼 커진다.
더욱이 액면가보다 몇 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공모를 할 경우 위험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코스닥에 상장을 할 경우 잘만하면 수십배 이상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잘못하면 휴지가 돼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조짐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폭등했던 미국의 인터넷 관련 업체들의 주식은 올해 초 대부분 폭락세로 돌아섰다.
야후, 이베이, 아마존 등 소위 잘나가던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최고치보다 절반이하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으며, 몇몇 기업들의 경우는 상장시의 주가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스닥에서 소위 잘나가던 골드뱅크, 인터파크 등의 주가가 최근 들어 속락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항의가 밀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곧 국내에서도 인터넷이라는 이름만 달면 엄청난 투자가 밀려들고 이 투자만으로 기업이 성장하는 시대가 사라지고 우량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구분되는 시대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투자자들도 이에 따른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구정회 기자 jh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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