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성 한국RF부품연구조합 사무국장
전자부품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량생산에 의존한 저가 부품생산 형태의 산업구조에서 고기술력과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한 산업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의 고주파(RF)부품이 전자부품산업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RF부품의 시장잠재력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많은 벤처기업들이 최근 이 분야에 대한 참여를 서두르고 있거나 이미 참여해 그 결실을 하나 하나 맺고 있다.
그러나 10여년에 불과한 짧은 연륜을 가진 국내 RF부품업체들의 기술수준은 아직 세계의 벽을 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다.
세계적으로 RF부품산업 분야의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모든 힘을 집중시킨다면 그 격차는 충분히 줄여나갈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부품 개발계획」에 대한 관련부품업계의 기대는 아주 높다.
정보통신기기 부품 국산화율을 현재의 30%에서 60%로 높이고, 컴퓨터·통신·정보가전 등 3대 정보통신 분야 핵심부품 개발을 집중 지원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이 계획이 수립돼 실질적인 시행이 뒤따르면 정보통신부품의 성장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정보통신부품 개발계획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기업과 정부의 철저한 팀워크 관리가 필요하다.
기업에서는 먼저 시장의 흐름을 철저히 파악해 적정기능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기획력과 개발력을 배양해야 한다.
그리고 특화된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해 전문성을 살린 분업화를 통해 제품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능이 잘 수행되면 그만큼 제품 개발기간과 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시장개척을 위해 공동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독불장군식 시장개척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다. 더구나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현실에서 해외정보력을 갖춘 종합상사와 중소업체들간 협력을 통한 해외시장개척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RF부품업체들을 위해 다양한 세제지원 및 기술지원과 함께 제반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지원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기업이 많은 시간과 기술력을 투입해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생산할 수 있는 제반 시설을 갖추려면 더 많은 투자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뒤늦게 설립된 한국RF부품연구조합도 이같은 점을 중요시하고 RF부품 공동개발과 공동마케팅을 비롯, 정부가 추진중인 IMT2000 및 WLL프로젝트 공동 수행기관 선정추진 등을 통해 업계의 균형발전에 앞장설 계획이다.
또한 조합사들에게 첨단 신기술과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부족현상을 빚고 있는 연구개발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출전담창구를 마련해 업계에서 생산한 제품의 해외시장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RF부품업체의 세계화를 위해 관·산·학·연의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과 정부의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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