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중대형컴업계, 조직개편에 "촉각"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최근 본사의 경영환경이 큰 변화를 맞으면서 한국 현지법인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컴팩코리아, 한국HP, SGI코리아 등 주요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미국 본사가 그동안 공백이었던 새사령탑(CEO) 선임을 계기로 조직 운영의 틀을 바꾸거나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아 구조조정을 잇따라 실시하고 있어 한국내 현지법인들의 조직변화 가능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업체는 본사의 새사령탑들이 급변하는 정보기술(IT)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발빠른 조직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국내 비즈니스활동 모델에 맞춰진 기존 조직에 대한 전반적인 구도를 뒤흔들 경우 일정기간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는 지난달 본사에서 공석이던 마이클 카펠러스가 CEO로 선임되면서 자사 인터넷관련 사업인 「논스톱 이비즈니스(Nonstop eBusiness)」체제로 조직구도를 강력하게 개편하고 있어 기존 조직에 대한 변화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영업 중심으로 구성된 컴팩코리아의 조직은 「논스톱 이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하게 시장과 제품별로 재구성한 본사조직 형태인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스 및 서비스그룹(ESSG)과 커머셜 퍼스널 컴퓨터그룹(CPCG), 컨슈머그룹(CG) 등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컴팩코리아의 조직이 이처럼 바뀔 경우 각 사업부(그룹)별로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여 사장의 권한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HP(대표 최준근)도 최근 본사의 새사령탑에 루슨트 글로벌서비스사업본부(GSP)의 칼리 피오리나가 선임되면서 본사에서 진행중인 인터넷 전략인 「E서비스」를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여 국내 조직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들어 미국 본사가 자체 인터넷 전략인 「E서비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그동안 독자적으로 운영해 온 중대형서버, 컨설팅, 서비스 조직 등을 합친 「ECSO(Enterprise Computing Sales Organization)」라는 통합조직을 새롭게 출범함에 따라 조만간 기존 조직에 변화를 가하면서 이같은 통합조직을 가동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SGI코리아(대표 김용대)는 이달들어 본사에서 윈도NT 워크스테이션(WS) 사업부를 분사하고 「크레이」 슈퍼컴퓨터를 별도 사업부로 분리하는 등 일련의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국내 조직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SGI코리아의 경우 본사와 달리 연구개발 및 공장인력 등이 없고 대부분 영업과 서비스 인력으로 구성돼 있어 본사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 역시 지난 7월 신임사장 취임과 더불어 새로운 회계연도 시작을 계기로 「수석상무」라는 타이틀을 새롭게 마련하면서 제조·금융·공공 등 기존 산업별 총괄책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일부 자리이동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이 회사는 그동안 독자적으로 움직여 온 전국의 지방사무소(4개)를 수석상무 직속체제로 편입시키는 동시에 온라인전산화를 담당해 온 사업 프로그램을 채널영업 소속에 묶어 운영키로 하는 등 일부 조직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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