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가장 큰 기능은 정보의 원활한 교류 및 검색이었다. 사이버 공간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찾고 이용하는 데 가장 큰 이점이 있었다. 이후 전자상거래의 도구로 활용되면서 인터넷은 기업과 국가, 개인사업자들에게까지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인터넷은 이제 더이상 가상공간의 존재가 아니다. 실생활과 기업의 이윤을 직접 매개하는 중간자로서의 실체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매출상의 이윤을 얻은 업체가 있고 사회·경제적으로 가져다 준 영향 역시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현실로 볼 때 IMF의 터널 속에서 길을 밝혀준 것 또한 인터넷이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보급확대 1년을 계기로 인터넷의 순기능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다.
<편집자>
◇PC업체의 매출증가:인터넷의 보급 확산으로 가장 큰 실질이득을 누린 업체는 PC제조업체들이다. 인터넷의 영역이 PC뿐만 아니라 휴대폰·TV, 심지어 가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지만 PC만큼 인터넷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도 없다. 올 상반기 PC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0% 이상 신장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인터넷이다. 여기에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3배 증가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주로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있는 구미 선진국 등에 수출된 물량이다. 국내 상황으로 볼 때 인터넷은 이제 시작단계로 더욱 활성화될 경우 PC업체들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무선인터넷이 점차 세력을 확대하면서 이동통신 단말기의 수요확대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규사업의 대규모 창출:인터넷이 가져다준 영향 가운데 긍정적인 게 많다. 그러나 피부로 느낄 만한 직접적인 역할은 무엇보다 신규사업의 대규모 창출이다. 고실업사태를 상당부분 잠재운 항생제(?)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인터넷 신규사업의 대표격은 소호(SOHO)다. 전국에 5000여개가 넘는 네트워크 PC게임방을 필두로 IP사업자, 포털서비스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규 업종을 창출했다. 이들 신규 업종 대부분이 현재 괄목한 만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으며 종사자 또한 급증하는 추세다. 인터넷은 모든 업종에 대한 신규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증권·은행 등의 사이버 금융, 전자상거래 등 모든 업종을 사이버 공간에 담는 큰 그릇이 되고 있다.
◇벤처투자를 위한 지하자금 양성화:금융실명제 이후 잠적한 지하자금은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취약한 금융구조는 IMF를 불러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그러나 인터넷이 활성화하면서 막혔던 기업 돈줄이 뚫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돈줄은 풍부하다. 창업투자, 에인절, 각종 펀드로 이어지는 지하자금의 양성화는 국내 산업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방법론으로 볼 때도 사이버트레이딩, 뱅킹으로 이어지는 사이버금융은 일반 소액투자자들의 장롱자금(?)을 기업투자로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업비용의 감소:최근 정보통신부의 기업·정부간 광속거래(CALS) 지원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기업들의 인터넷을 통한 비용절감이 급행을 탔다. 전자상거래의 80% 이상이 기업간(B to B) 전자상거래임을 감안할 때 인터넷의 실질적인 효용은 기업에서 가장 많이 누리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인터넷이 정착되면서 기업간 주문, 웹기반의 전자문서교환을 통한 수출비용 절감 등 실질적인 비용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으로 절감된 비용을 합산하면 무려 연간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관계기관은 추정한다.
◇기업간 수평적 전략제휴 확산:기존 기업간 경쟁·협력구도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수·합병이라는 종속화가 주를 이루었다.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부의 균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켰다. 그러나 인터넷이 경제 전반에 확산되면서 기업간 구도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무엇보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수평적 관계가 확산됐다. 대기업의 자본력과 경영 노하우,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순발력이 융합된 것이다. 특히 대기업 계열의 종합상사와 인터넷 벤처기업간 활발한 수평적 전략제휴는 새로운 기업 구도로 자리잡으면서 벤처 창업을 촉발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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