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창의력으로 승부한다.」
용산전자상가에 자리잡고 있는 그래픽카드 전문 제조업체인 슈퍼마이크로시스템(대표 윤재성)의 모토다.
하드웨어 마니아들에게는 슈마라는 브랜드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의 역사는 짧다. 지난해 11월 윤재성 사장을 비롯해 불과 5명으로 시작, 현재 한 돌도 안된 회사다.
짧은 역사에 비해 슈마의 성장세는 무섭다. 자체 제작한 그래픽카드와 TV카드 매출만 120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성장했다. 대만 주기판업체인 에이오픈(Aopen)사의 국내 총판으로서 에이오픈 주기판과 터틀비치사의 사운드카드인 몬테고Ⅱ 등의 수입품 매출을 포함하면 올해에만 200억∼2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400억원까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의 이같은 성장은 지난해말 처음 내놓은 부두 밴시 그래픽카드인 「엠파이어 플래셔」제품에서부터 예견되었던 것. 3Dfx사의 부두 밴시칩은 성능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작동중에 열이 많이 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슈마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래픽카드에 전용 쿨러를 장착한다는 기발한 생각을 했다.
그것도 그래픽카드와 다른 주변기기 사이의 간격이 좁은 것을 감안, 최대로 납작한 쿨러를 설치했던 것. 이것이 하드웨어 마니아들의 눈을 자극했고, 동급 부두 밴시 카드 중에서도 화질과 속도가 가장 좋다는 입소문이 PC통신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소리없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엔비디어의 TNT칩을 채용한 「플래티넘 XG 300」을 내놓고, BT878칩을 내장한 새틀라이트TV 카드도 내놓아 까다로운 마니아들의 눈을 만족시켰다.
슈마가 내놓은 제품이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것은 오버클록 지원과 안정성, 지속적인 드라이버 업데이트 등을 들 수 있다. 그래픽카드에서의 오버클록을 공공연히 지원한다고 선언한 것도 의외였지만 오버클록된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안정성까지 보장함으로써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여기에 홈페이지(http://www.supermicro.co.kr)를 통한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꾸준히 지속, 해외에서까지 드라이버를 찾아 방문객이 폭증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래픽카드 업계에서 슈마의 기반을 닦아준 제품은 「플래티넘 반타」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엔비디어사의 저가형 칩세트인 리바 TNT 반타 칩세트를 장착한 이 제품이 엔비디어사가 암묵적으로 제어를 했던 메모리 지원한계를 깨고 32MB 메모리를 탑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 정도의 성능에 10만원의 가격을 책정해 이 제품은 이미 지난달 소비자 시장에서만 1만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은 올해 안에 본격적인 종합 주변기기 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슈마의 윤재성 사장은 대만제와의 공조라는 독특한 성장전략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업체들이 대만제를 경쟁상대로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대만으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면서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안에 대만의 주기판업체와 합작으로 국내에 공장을 세울 예정입니다. 대만에서는 기술력과 자본을 투자하고 국내에 공장을 건립해 올해말부터 슈마 브랜드의 주기판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윤 사장은 이를 위해 20억원 정도를 공장설립에 투자하고 10여명 이상의 주기판 개발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러한 의도는 수입제품에서도 마찬가지. 최근 에이오픈이 개발한 ISA 슬롯이 없는 주기판인 「AX6bc 프로 2」는 윤 사장의 아이디어. ISA 슬롯없이 주기판만으로도 속도가 다소 빨라질 수 있다는 데 착안, 대만 에이오픈에 제안해 제품을 출시하게 했다.
주기판 외에도 PDA와 MP3 플레이어를 결합한 복합형 PDA와 ADSL 모뎀 분야도 하반기 출시를 예정으로 현재 제품 개발에 착수하는 등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인원도 현재 20여명에서 연말 40명까지 확대해 내년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출 계획이다. 또한 회사설립 후 1개월만에 흑자를 달성한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9∼10월중 증자를 통해 탄탄한 자본력도 갖춰 명실상부한 대표적인 멀티미디어 카드 제조업체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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