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경영 정상화 "잰걸음"

 빅딜파문에 휩싸여 올 상반기까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국내 가전산업이 급속히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가전업계의 최대이슈였던 대우전자 빅딜이 백지화되면서 대우전자의 해외매각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빅딜 후유증과 부채비율 축소 등 현안문제들이 하나 둘씩 정리되면서 경영이 점차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는 것.

 여기에 내수경기가 점차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데다 엔고와 환율안정으로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그동안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국내 가전업계가 모처럼만에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가전업계의 최대이슈였던 대우전자의 경우 오는 16일경 그동안 추진해온 해외매각과 관련된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에 앞서 대우전자는 알짜사업인 모터부문을 5000만 달러에 해외기업에 매각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해외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또 이미 해외매각을 위한 전단계로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조직개편과 함께 본사의 구미이전을 이달 초 완료하고 조직다지기 작업에 착수했다.

 사장을 비롯한 전임원이 구미 본사를 포함해 광주 등 각 사업장을 돌아가면서 임원회의를 열어 각 사업장을 독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빅딜로 부도위기까지 내몰렸던 협력업체들의 안정을 위한 대책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대우전자의 한 관계자는 『조직개편과 외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생산활동 또한 IMF 이전보다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 매각내용에 대한 윤곽이 발표되는 16일 이후에는 경영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우전자와 함께 빅딜파문에 휩싸였던 삼성전자도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됐던 가전생산라인의 부산이전 등의 현안들이 점차 수그러들면서 조직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빅딜 백지화 이후 가전사업부문의 해외매각 재추진 등의 소문이 가전생산라인의 부산이전 계획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오히려 사업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및 통신기기사업의 사상 최대 호황으로 지난해 대규모 인원감축 등으로 급속히 저하됐던 직원들의 사기도 덩달아 올라가 조직이 급속히 안정돼 가고 있다.

 LG전자는 LG반도체와 LGLCD의 지분매각에 따른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가전 3사 중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자금유입으로 현안인 부채비율 축소가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외자유치차원에서 그동안 추진해왔던 백색가전 사업부문의 지분매각협상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이제는 매출확대와 채산성 확보라는 기업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경영이념인 디지털경영이 디지털 선도기업으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그 어느때보다 직원들의 자신감이 최고조에 올라있다는 게 LG전자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가전 3사의 경영이 급속히 안정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이같은 분위기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우선 대우전자의 해외매각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국내 가전산업구도 또한 크게 재편될 것이 분명한 데다 삼성전자 가전생산라인의 부산이전 등이 당초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인가에도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들이 현재의 국내 가전산업 상황을 「태풍전의 고요」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국내 가전업계가 헤쳐나가야할 길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