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수
◇80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82년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 석사
◇91년 미 조지아공대 기계공학 박사
◇91∼95년 미 오크 리지(Oak Ridge) 국립연구소 연구원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조교수
로봇은 그동안 산업계의 자동생산라인에서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 이를 의료 분야에 적용시켜 수술 분야의 전문화와 과학화를 위한 연구가 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활발하다.
로봇 수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의사의 촉감과 영상·음성 등을 측정하고 재생하는 고기능의 센서를 채택한 수술 로봇을 개발한 후 충분한 임상실험을 통해 수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로봇을 활용한 수술은 현재까지 선진 몇개국 정도에서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복강경수술·미세수술 등과 같은 분야에서는 이미 실용화를 위한 임상실험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세수술 분야를 위한 로봇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SRI연구소(SRI Center for Medical Technology)는 원격 수술지에서 수술할 때 발생하는 촉감(Tactile)을 외과의사에게 전달하여 환자를 직접 수술하는 것과 같은 현실감을 제공하는 텔레프레전스(Telepresence) 수술환경을 구축, 수천마일 떨어진 거리에서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원격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콘솔 유닛(Console Unit)과 원격 슬레이브 유닛(Remote Slave Unit)으로 구성되어 있다. 콘솔 유닛은 원격지 또는 유해한 환경에 있는 환자에게 외과의사의 숙련된 동작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힘반향(Forcereflecting)제어가 가능한 머니퓰레이터와 원격지에서 전송된 3D 영상 및 스테레오 사운드, 디스플레이장치, 소리 및 기타 제어장치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업자는 콘솔 유닛으로 원격지의 환자를 마치 직접 만지고 환부를 느끼면서 수행하는 수술과 같은 감각을 제공받게 된다. 원격 슬레이브 유닛은 콘솔에 있는 작업자의 손동작에 따라 움직이는 슬레이브 머니퓰레이터와 그 말단에 장착된 수술도구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는 특히 힘반향이 가능한 센서, 3차원 스테레오 카메라,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소리를 측정하는 스테레오 마이크로폰이 있어 원격지의 의사에게 텔레프레전스를 제공한다.
일본 도쿄대 공학부는 지난 97년 10월 약 700㎞ 떨어진 오카야마 의대 정형외과 에서 지름 1㎜의 혈관을 봉합하는 원격 미세수술 실험을 시연했다. 도쿄대는 7자유도를 갖는 마스터를, 오카야마 대학에는 병렬구조의 슬레이브를 설치했다. 마스터는 어느 위치에서나 평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작업자의 피로를 줄였고 힘제어방식을 채택했으며 슬레이브에는 움직일 수 있는 현미경과 0.4mN의 분해능을 갖는 3축의 힘센서를 부착했다. 이외에 작업을 돕기 위해 추가된 시청각 장비로는 CCD 카메라와 디스플레이장치, 힘반향을 위한 스피커 등이 있다.
특이한 점은 슬레이브에서 측정된 힘을 작업자에게 전달할 때 소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작업에 필요한 모든 정보는 두 대학 사이에 구축되어 있던 1.5Mbps의 인터넷망을 통해 전송된다. 700㎞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시간지연이 발생하게 되는데 비디오이미지는 600㎳, 제어정보는 10㎳ 정도 시간지연이 있으나 연구팀에 속한 외과의가 집도해 혈관 봉합수술을 10분 이내에 성공적으로 마쳤다.
KAIST 텔레로보틱스 및 제어 연구실은 지난 96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미세수술용 원격 로봇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범용 로봇의 개발을 위해 여러 미세수술들의 작업분석, 수술도구의 동작분석과 수술할 때 발생하는 힘의 분석을 토대로 병렬형 6자유도 힘반향 마스터, 6자유도 슬레이브와 수술도구를 개발했다. 의사가 수술과정에서 발생하는 촉감을 느끼는 것은 수술환부의 진단뿐 아니라 환부조직 손상을 최소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으므로 마스터와 슬레이브에 각각 6축 힘센서를 장착했다.
힘센서로 시술자가 마스터를 움직이면서 만드는 힘과 수술작업 중에 발생된 힘을 측정해 힘반향 제어로 시술자에게 전달하고, 슬레이브의 힘을 제어해 수술 부위의 접촉 정도를 조절한다. 제어시스템으로는 실시간 제어가 가능한 VME시스템을 사용했으며 모든 제어변수와 상태변수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개발했다. 슬레이브 수술용 로봇의 동작범위는 20㎜ 정도이므로 넓은 영역의 동작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산업용 로봇(Macro Robot) 위에 수술용 로봇(Micro Robot)을 장착해 20㎜ 이상의 광역운동과 1㎜ 이하의 미세운동이 가능한 로봇시스템을 구축했다. 마스터가 산업용 로봇에 동작명령을 내리면 이에 따라 움직이던 수술용 로봇이 작업범위를 벗어 나는 순간 산업용 로봇이 위치를 맞추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넓은 영역에서 수술용 로봇이 구동할 수 있다.
내시경(Endoscopy)을 사용하는 최소침습수술(MIS : Minimally Invasive Surgery)은 환부에 직경 2∼3㎜의 구멍을 3개 정도 뚫고 이 곳에 가늘고 긴 수술도구와 카메라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절개부가 기존의 개복수술보다 매우 작아 환부 이외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시킬 수 있으며 수술시간이 짧고 환자의 회복이 빨라서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MIS는 또 수술 분야에 따라 흉부경(Thoracoscopy), 관절경(Arthroscopy), 골반경(Pelviscopy), 혈관경(Angioscopy), 복강경(Laparoscopy) 등으로 나누어진다.
특히 복강경 수술을 위한 로봇의 개발이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MIT대 휴먼머신 연구실(Human Machine Systems LAB)은 지난 96년 판톰 햅틱(Phantom Haptic) 인터페이스 손(Arm)을 사용한 원격수술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복강경 수술에서 사용하는 수술도구의 그리퍼와 가위 연결 막대의 중간을 절단해 마스터에는 그리퍼를 달고 슬레이브에는 가위를 설치했다. 작업자가 마스터를 움직이며 그리퍼를 열고 닫으면 마치 직접 외과의사가 움직이는 것처럼 슬레이브 수술 로봇에 설치된 가위가 수술작업을 수행하게 되고 이때 발생하는 영상과 소리를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복강경 수술용 가위와 그리퍼로 봉합용 실을 잡고 자르는 기초적인 동작을 실험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체 연구실(Jet Propulsion LAB)과 MDS(MicroDexterity Systems)사는 지난 94년부터 97년까지 눈·코·귀·목구멍·얼굴·손·뇌 등과 같은 초정밀 위치제어가 필요한 수술을 할 수 있는 마스터 슬레이브 수술 로봇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손떨림을 필터링해 위치와 궤적제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
또 6자유도 슬레이브 암은 직경 2.5㎝, 길이 25㎝이고, 6자유도 마스터 암은 직경 2.5㎝, 길이 24㎝다. 97년에 눈과 뇌를 대상으로 전문의료기관과 공동으로 임상실험을 수행했다.
과연 2020년께에는 어떤 수술 형태를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인가. 아직까지 로봇을 사용해 인간을 수술한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저항감과 거부감이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정밀로봇에서 사용되는 액추에이터의 제어능력은 수 미크론 단위 이하까지 가능하며 초소형·고정밀도·고기능을 갖춘 각종 센서들은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미세한 힘과 위치 및 영상을 측정할 수 있다. 이런 기술들의 발전속도로 볼 때 의료계에서 로봇의 응용은 환부를 메스로 절개한 후 칼과 가위 등으로 수술하는 과거의 수술방법을 첨단 센서와 결합된 지능형 수술용 로봇을 사용해 수술을 보완하거나 의사의 기능을 보조하는 기능을 넘어 수술을 대행하는 차원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수술 분야에 가상현실기술을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이 분야에서도 앞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의 의사는 이런 가상현실을 이용한 수술장비의 도움으로 가상의 공간에서 3차원으로 형상화된 환자의 환부 속으로 들어가 환부를 진단하고 촉감을 느끼며, 수술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또 모든 수술과정을 사전에 모의시술을 통하여 수술할 때 느끼는 감각을 시술 전에 충분히 경험하고 훈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술하기 전에 체계적인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또 초고속 통신망의 발전으로 지리적,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여 단순히 병원과 인접한 지역뿐만 아니라 산간벽지, 섬이나 전쟁터, 방사능 오염지역 등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의료장비를 완비한 이동형 의료지원시스템이 환자가 있는 곳으로 긴급 공급되고, 병원에 구축된 원격조정 통제실에 있는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전송된 영상과 힘반향 촉감 등으로 진단하고, 원격 조정용 마스터를 조정하여 원격지의 환자를 수술용 슬레이브 로봇으로 수술하는 시대도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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