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기업이미지 변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지배자 이미지에서 탈피해 기술혁신의 동반자이자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선도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일반 소비자와 협력업체를 향해선 친밀감과 우의를 다지는 목소리를 전하려 하는 한편, 반독점 재판을 진행중인 정부에 대해선 화해의 신호도 보내고 있다.
세계 최대 SW업체인 MS는 그동안 경쟁업체들의 견제 속에서도 자사의 의도에 따라 세계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정부와의 반독점 재판으로 인해 MS의 부정적 이미지가 속속 드러났다.
윈도를 앞세운 컴퓨터 운용체계(OS) 시장의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업체는 물론 협력업체에 대한 위협도 서슴지 않는 등 사실상 업계에 군림해 온 이 회사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나치게 비대해진 MS에 대해 회사 분할 등 강도높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등 MS에 대한 비난 여론도 거세졌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이용자의 급증에 따라 세계 정보기술(IT) 환경 자체가 급변하면서 예전의 이미지만으로는 앞으로의 경쟁에서 승리하기가 어려워진 것도 MS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MS는 이에 따라 올 가을에 이 회사 역사상 최대규모인 1억5000만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TV광고를 전개할 계획이다.
TV광고의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각 사업부문과 주요 제품을 소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내용을 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밥 허볼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에 계획하고 있는 TV광고비는 지난해의 1억 달러보다 5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월스트리트 관계자 및 시장분석가들과 가진 연례 재무분석 회의에서는 스티브 발머 사장이 새삼 협력업체들에 대한 우의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발머 사장은 이 자리에서 협력업체들이 MS의 오늘이 있게 했다며 이들의 공을 평가한 뒤 앞으로 이들과의 동반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MS의 핵심전략으로 삼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제정하는 작업 등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머 사장은 이와 관련, MS가 협력업체들이 엔터프라이즈에서 중소기업 및 가정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좀더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머 사장의 발언은 MS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노력보다 자사의 요구에 순응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는 일부의 불만과 불신의 벽을 무너뜨리고 동반자로서 더불어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고심한 흔적이 배어 있다는 분석이다.
MS의 이미지변신 노력은 캐치프레이즈의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5년 회사 설립 이후 줄곧 내걸었던 「모든 가정과 책상 위에 컴퓨터를」이란 캐치프레이즈가 최근엔 「언제 어디서나 어느 제품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우수한 SW로 인간 능력의 향상을」로 바뀐 것이다.
캐치프레이즈의 변화는 인터넷과 정보가전의 발전이라는 최근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면서 SW산업의 지배자로서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로운 천년을 주도할 선도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심기 위한 상징성을 갖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MS의 변화 조짐은 또 윈도 소스코드 공개 가능성을 시사한 데서도 드러난다.
리눅스 사용자의 급증으로 인해 소스코드 공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SW시장 지배자로서 이같은 흐름에 강력히 저항할 것으로 여겨져온 MS가 윈도 소스코드의 공개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밝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MS의 소스코드 공개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는 특히 오는 9월에 있을 반독점 재판의 결과와 리눅스와 자바 언어 등으로 대표되는 윈도 경쟁기술의 영향력 확대 여부에 의해 커다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독점 재판의 결과, MS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MS는 정부측과의 화해안으로 윈도의 소스코드 공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리눅스 등 MS 경쟁기술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MS도 소스코드 공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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