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22)

 이번에는 한성우가 추천한 한용운이라는 사람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나는 여직원으로부터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최영준 사장님입니까?』

 나는 처음으로 사장이라는 말을 들었다. 길거리에서 회장님하고 부르면 지나가는 사람 반이 돌아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장이나 회장의 칭호는 흔하고 흔해서 별로 존귀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사장이라는 칭호를 들은 것이다. 그러나 왠지 나를 조롱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그런 말을 듣기에는 나의 사업체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시죠?』

 『한용운이라고 합니다. 한성우 박사님께서 추천한 사람입니다.』

 한성우가 박사는 아니었지만, 그는 편의상 그렇게 불렀다.

 『안녕하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번 만날까요?』

 『그러지요.』

 『이리 오겠소?』

 『그러지요. 언제 갈까요?』

 『지금이라도 좋으니 오십시오. 아가씨에게 전화를 바꿔줄테니 위치를 물어서 찾아오십시오.』

 나는 여직원에게 수화기를 건네주었다. 한쪽에서 방태산이 합판에 못을 박고 있어서 탁탁거리는 망치소리가 울렸다. 여자는 수화기를 건네 받으면서 다시 「비서실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한용운에게 사무실의 위치를 설명했다. 전화를 끊는 여자에게 내가 물었다.

 『아가씨 성이 뭐요?』

 『성지숙이라고 해요.』

 성만을 물었지만 그녀는 이름까지 말했다.

 『성지숙 씨는 나에게 오는 전화에 대해서는 사장 비서실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경비절약을 하기 위해 전화를 같이 쓰기로 했다. 더구나 여직원 성지숙을 같이 활용하기로 방태산과 합의를 보았기 때문에 그녀는 나의 직원이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여자는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의를 달았다.

 『오는 전화가 우리 사장님 찾는 전화인지 컴퓨터회사로 오는 전화인지 알 수 없잖아요?』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