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용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장
얼마 전 사업 협의차 미국의 아메리카온라인(AOL)을 방문한 적이 있다. 실무책임자와 협상을 마무리짓고 안내센터에 「방문객」 명찰을 반납하고 나오던 중 AOL의 한 관계자로부터 놀랄 만한 얘기를 들었다. 『지금 안내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저 여직원도 아마 백만장자일 것』이라는 얘기였다. AOL의 주가가 워낙 많이 올라 이 회사의 많은 직원들이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원간의 결혼이 늘어나 현재 5000명의 직원 가운데 1000명 정도가 사내 커플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Amazon) 물류센터의 방문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곳에서 안내업무를 맡고 있는 여직원의 근무태도는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유쾌하고 역동적이었다. 이 여직원이 갖고 있는 주식을 평가하면 시애틀의 웬만한 의사의 수입보다 낫다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재산을 갖고 있으니 일을 하는데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
요즘 시애틀에선 세계적인 일류기업으로 인정받아온 보잉사에 근무하는 사람보다 인터넷 관련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훨씬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관련기업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많은 인터넷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주가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웬만한 기업치고 인터넷사업을 하지 않는 기업이 없을 정도다. 이제 인터넷사업을 하지 않으면 시대적인 흐름에 편승하지 못해 도태될지도 모른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삼성물산도 지난해 8월 인터넷사업부를 신설한 뒤 계속 인력을 늘려 사업성장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꺼번에 40명의 인터넷 엘리트를 새로 채용해 각종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직은 인터넷 귀족기업으로서 평가를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지만 현재 급속한 매출신장을 보이고 있는 쇼핑몰사업, 빠른 속도로 회원이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무역 포털 사이트인 「findkorea.com」, 순조로운 진행을 하고 있는 인터넷 벤처사업 등이 인터넷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들어서 인터넷 혁명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지식과 정보가 가장 중요한 경영자원이 될 것이라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그동안 설비·토지·자본력으로 선도해온 기업의 패러다임이 인터넷 혁명으로 엄청난 변화를 보일 것이다. 인터넷기업으로 귀족기업이 되든지 아니면 일반기업으로 그냥 남든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는 개인과 국가에도 그대로 해당될 것이다.
다시 말해 인터넷을 활용해 시간을 절약하고 물건도 싸게 구입하며 유용한 정보를 이용해 인생을 가치있게 생활하는 인터넷 귀족과, 인터넷을 근간으로 사업기회를 확대하며 최대한 인터넷의 이점을 활용, 기존 오프라인과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인터넷 귀족기업 그리고 강력한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보화 기업 및 정보 마인드의 확산에 진력하는 인터넷 귀족국가가 형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어느 사회나 귀족의 존재는 소수이기 마련이다. 인터넷의 특성상 선발기업과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 그리고 고객지향적 기업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한국이 21세기 인터넷 귀족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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