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면에서 전세계 10위권 안에 들 만큼 큰 볼륨을 이뤘던 국내 음반시장이 IMF이후 극심한 위축세를 보이면서 지난 상반기에는 급기야 판매량이 예년의 60%에도 못미치는 등 불황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주소비층인 청소년들도 경기 위축세를 타고 있다』 『디지털 음악이 등장하면서 기존 음반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편집앨범의 난립이 정규앨범의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등 갖가지 분석들을 내놓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후발 음반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판매 방법이 시도되면서 국내 음반유통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이들 음반사들은 PC통신·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상거래에 집중, 고객들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음반홍보와 판매를 병행하는 한편, 수요자들의 요구를 파악해 향후 음반 기획 및 마케팅에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록레코드(대표 이찬희)는 올 1월 30여명의 신세대 래퍼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랩앨범 「1999 대한민국」을 발매하면서 기존 판매망이 아닌 PC통신 천리안에 유통을 대행시켰다. PC통신상에 포럼(go 99KOREA)을 만들어 음반 소개 및 랩 음악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홍보용 곡들을 MP3 파일로 만들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마케팅 방법 덕택에 이 음반은 줄곧 판매순위 상위권을 달려 곧 20여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할 예정이다.
중소 음반기획사인 2Clips뮤직(대표 임기태)은 최근 「IVY MEGA MIX」라는 가요 히트곡 앨범을 내놓으면서 야후코리아와 천리안을 통해 사전 판매를 실시했다. 접속하는 네티즌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경품을 제공하고 팬클럽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힘입어 출시 2주일만에 음반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을 통한 온라인 음반 판매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쇼핑몰인 인터파크와 한솔CS클럽, 삼성몰 등에서도 음반 판매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전세계 인터넷 판매의 선두 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아마존 역시, 올해 약 13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실적 중 상당수를 음반판매에서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음반 판매는 판매 가격이 일반 유통에서보다 그다지 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부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음반기획사들이 홍보용 음반을 인터넷을 통해 유통시키는 바람에 가격질서가 문란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꺼리는 경우도 있어 사이버 음반유통의 활성화를 위해 음반업계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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