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벤처기업의 "글로벌마케팅"

장세탁 한국SW진흥원 진흥본부장

 최근 벤처기업(Start­up Company)에 대한 성공담이 시리즈로 기사화되고 정부 관련부처가 앞다퉈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벤처기업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벤처기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전쟁과 다름없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하는지 살펴보면 우리 벤처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어떤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있다. 생산제품을 두고 제품기획에서부터 기술적 가능성, 경쟁시장 분석, 자금조달계획과 단계별 경영전략은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가 등 시장분석에 입각한 구체적 사업계획서(Business Plan)를 분야별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작성한다.

 이 사업계획서는 벤처사업이 헤쳐 나가야 하는 모험에 대한 길잡이(Road Map)이며 사업 전체의 모습과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러한 준비단계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대부분 에인절 투자자들의 몫이다.

 벤처캐피털은 이렇게 작성된 사업계획서를 면밀히 검토,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되므로 벤처기업에는 이 사업계획서가 가장 중요하다. 이때 경영자의 능력과 경륜도 중요한 판단요건이 된다.

 벤처캐피털은 일단 투자를 결정하게 되면 반드시 그 기업을 성공(상장 또는 M&A)시켜야만 투자금액은 물론 이윤을 얻게 되므로 경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한다. 즉 자금에서부터 마케팅·인력·법률·회계·정보 심지어 기술까지도 자기네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한 지원체제를 만든다.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의 모든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최고수준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이끌어낼수록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벤처캐피털도 분야별로 전문화돼 있다. 투자에 참여한 벤처캐피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다른 전문 벤처캐피털을 끌어들인다. 투자한 벤처기업이 성공하면 상당한 이익금을 배당받는다. 반대로 실패하면 그만이다.

 벤처기업의 성공 형태가 상장(IPO)보다는 M&A가 6∼7배 많고 점점 늘고 있다는 통계를 보면 기업경영도 갈수록 분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장곡선(S곡선)상에서 아이디어 개발 및 제품화의 초기단계를 지나 성장단계를 맞아야 할 벤처기업은 성장단계를 성공적으로 이룬 기존 기업에 M&A돼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 이들은 대부분 우수한 마케팅 능력을 지닌 기업으로 끊임없는 M&A를 통해 시장(Market Share)을 넓혀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벤처비즈니스의 거의 정형(Format)화된 과정이다. 비즈니스 아이디어에서부터 사업설계·상품기획·기술개발·유통·M&A 등 벤처기업의 성장 사이클에 벤처캐피털과 같은 투자자본을 에너지원으로 해 분야별 최고수준의 전문가들이 분업적으로 연계 투입돼 갖가지 마케팅 아이디어로 성공을 만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실로 한 분야의 예술을 보는 것 같다. 또한 이들은 지속적인 M&A를 통해 거대한 새로운 글로벌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마케팅 예술의 걸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 벤처산업의 성장환경과는 사뭇 다른 포맷이다. 여기에 맞추기 위해서는 참신한 현지밀착형 전략들이 개발돼야 하고 거국적 힘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많은 벤처기업이 실리콘밸리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인정을 받으면 미국 시장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은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 시장의 전국 채널에 들어가는 데 있다.

 어느 경로를 통해서든 미국 시장 채널에 쉽게 우리 제품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이 세계화할 수 있는 구성요소는 벤처기업의 성공요소이기도 한 글로벌마케팅·경영·기술·자금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지원정책은 이 모든 요소를 세계적 수준으로 고루 갖추도록 해야 한다. 선진시장 진출시 가장 많이 택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위의 요소 중 우리에게 부족한 요소를 현지에서 보완해줄 수 있는 협력(파트너)회사를 구하는 일이다. 벤처캐피털같은 투자회사도 포함해서다.

 또 다른 방안은 현지 정부나 민·관 기구를 통하는 국제협력인데, 이것 역시 결국 쉽게 파트너를 구할 수 있는 간접방법 중 하나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신뢰가 기반인 산업이므로 유태인·아일랜드인·인도인·중국인 등 현지 인종네트워크(Racial Network)를 파고드는 것도 좋은 방안 중의 하나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글로벌마케팅팀이 각국의 현지 민·관과 협력해 펼치고 있는 세계 무대 신진출 전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기존 세계 최고의 경쟁지역인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지역으로 우리 벤처기업이 진출하기 용이한 매사추세츠·워싱턴DC·캐나다 등의 관계기관과 협력관계를 갖춰 놓고 있다.

 또 현지기업과 연계하는 진출전략 및 경영·자금·기술과 함께 미국 시장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솔루션인 현지밀착형 전략 통합프로그램 등이 좋은 예다.

 우리 벤처기업이 글로벌 마켓에 쉽게 진입,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지원시스템을 냉철히 재검토해야 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수준의 전략적 사고가 요구되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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