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로 네트워크 게임 즐긴다

 PC의 고성능화와 함께 통신인프라의 발전이 가속화하면서 게임 사용환경은 「나 홀로 즐기던」 시대에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시대로 진입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 들어선 이동통신기술 및 무선 데이터 서비스의 대중화가 가속화되면서 무선 네트워크상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무선 통신기술이 게임과 접목되는 것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적 제약을 벗어날 수 있고, 새로운 장르 게임의 출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관련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마고치로 유명한 일본의 반다이사는 최근 이동전화와 연결시켜서 사용하는 「원더 스완(Wonder Swan)」이라는 휴대형 게임기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지원되는 이동전화를 통해 게임 콘텐츠를 받아들이고, 이를 이동전화 액정화면보다 4배나 큰 휴대형 게임기의 액정화면에 띄워 무선 게임기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동전화 가입자가 무려 1800만명을 넘어선 우리나라에서도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아이디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차별화된 휴대폰 부가서비스의 일환으로 「바둑 묘수풀이」 「숫자야구 퍼즐」 「온라인 퀴즈」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한솔PCS·한국통신프리텔 등 주요 이동전화 사업자들 역시 무선 데이터 서비스 경쟁시대에 대비, 이같은 콘텐츠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거나 개발을 추진중이다.

 물론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시켜주는 언어인 「HDML(Handheld Device Markup Language)」과 현재의 휴대폰 서비스 인프라를 연계하는 데는 아직 적지않은 한계가 있기는 하다. 현재 이동전화의 액정화면은 게임을 즐기기엔 충분하지 않고 컬러 표시도 불가능 하다. 무선데이터 전송속도 역시 9∼14.4Kbps에 불과해 PC나 비디오 게임의 화면처리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며, 휴대폰 버튼을 게임용 인터페이스로 사용하는 것도 불편하다. 국가나 지역별로 서비스 규격이 다른 것도 해결돼야 할 문제점이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WAP(Wireless Access Protocol)」 「W3C(WorldwideWeb Consortium)」 같은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국제표준규격이 정비되어 가고 있으며, 영상 전화를 실현시켜줄 제3세대 이동전화 「IMT2000」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시점임을 들어 조만간 이동전화가 게임 단말기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텔레콤 서비스개발팀 박일수 과장은 『휴대폰 서비스업체들의 경쟁이 궁극적으로 인프라 경쟁에서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부가 서비스 경쟁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앞으로 수천∼수만명이 동시에 참가할 수 있는 게임과 같은 새로운 개념의 무선 엔터테인먼트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개발회사인 아블렉스의 최창규 연구원도 『현재 휴대폰을 통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은 퍼즐·보드게임 등 단조로운 장르에 한정돼 있으나 향후 인터넷의 푸시(Push)기능을 이용하는 게임, 게임에 진 사람이 통화료를 부담하는 게임, 서바이벌 퀴즈게임 등 기존의 유선 게임환경에서는 보지 못했던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길거리에서나 휴식공간에서 사람들이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드는 진풍경을 보게 되는 날도 그다지 멀지 않은 것 같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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