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유선사업자 "시름" 겹겹

　중계유선사업자들이 정부의 채널 확대 조치 지연, 통합방송법의 국회 통과 지연, 케이블 종합유선방송국(SO)들의 중계유선 고발 등 잇단 악재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우선 중계유선사업자들의 최대 현안 과제인 채널 확대 방안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중계유선업계는 54∼216㎒(12채널)로 제한돼 있는 방송대역을 확대,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216㎒ 이상의 주파수대역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기준」을 개정해 줄 것을 정통부측에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정통부 역시 케이블TV업계와의 형평성, 다채널 추세 등을 감안해 현재 216㎒대역 이하로 제한돼 있는 시설기준을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채널 확대를 주요 골자로 한 유선방송 기술기준 개정안을 확정해 관련부처에 이관했으나 현재 문화부와 케이블TV업계의 반발에 직면,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 계류중인 상태다.

　중계유선사업자들은 케이블TV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종합유선방송법과 시행령은 이미 개정돼 본격 시행에 들어간 상황에서 유선방송 기술기준 개정안이 계속 발목을 붙잡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정부가 케이블TV업계의 입장만 두둔한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중계유선의 SO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통합방송법의 제정 지연도 중계유선방송업계의 불만사항 중 하나다. 통합방송법이 국회를 통과해야만 중계와 케이블업계의 협업 및 M&A가 더욱 가속화되는데 법제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중계유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 방송법 제정작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SO들의 입지만 강화될 것』이라며 방송법의 조기 통과를 요구했다.

　중계유선사업자들은 최근 케이블TV업계가 중계유선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불법 위성방송 단속」 요구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최근 부산지검이 지역유선방송사업자 대표 15명을 포함, 총 18명을 유선방송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 경기지역의 일부 SO들이 관내 중계유선방송사업자를 같은 혐의로 고발하자 『케이블TV업계가 중계유선을 고사시키려 한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유선방송업계 일각에선 이와 관련, 『SO들의 위성방송 재전송행위도 단속돼야 하는 게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