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태 지식재산거래소

 자본과 상품의 국가간 이동에 장벽이 없는 무국경 시대다. 기술 역시 대가만 지불하면 어느 나라에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첨단 핵심기술의 이전은 보유 선진국들이 기피하는 경향이다. 설령 준다고 하더라도 부르는 게 값이다. 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고 조건이 까다로운 것은 물론이다.

 아직 기술의 자유로운 이동에는 상당한 장벽이 상존해 있는 셈이다.

 이런 현실에 비추어 최근 공동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국내에 아시아·태평양지역내 기업이나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및 아이디어를 상품처럼 사고 파는 중개시장인 (가칭)「아·태 지식재산거래소」의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기술력 향상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이나 기술개발자들에게는 가뭄 끝의 단비만큼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양당은 이와 관련, 이미 민간단체들로 구성한 아·태 지식재산거래소 설립 주비위를 통해 「아·태 지식재산거래소 설립(안)」을 마련, 관련부처와 협의를 거쳐 곧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승인이 나는대로 미국·캐나다·일본 등 아·태지역 국가와 협의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쯤 설립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명실공히 기술을 직접 사고 팔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물론 현재도 금융기관에서 특허기술에 한해 기술평가원의 기술평가서를 담보로 대출해 주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는 기술개발자가 사업화를 전제로 하여 대출받는 것이므로 기술거래와는 다르다.

 그러나 지식재산거래소가 생기면 기술개발자가 현금을 받고 기술을 넘겨주면 소유권도 함께 넘어가는 명실상부한 기술거래가 된다.

 이처럼 아·태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재산거래소가 국내에 설립될 경우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아·태지역 지식산업의 메카로 중심 역할을 하게 되고 선진국 첨단기술의 이전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산가치가 수조원에 이르는 국내 신기술에 대한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벤처창업 활성화는 물론 사장 기술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기술개발자 가운데는 개발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보다는 사업화하려는 사람들에게 현금을 받고 팔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은 상황이어서 이들에 대한 기술개발 의지를 북돋아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이와 함께 지식재산거래소는 증권거래소처럼 자본가들이 단순히 기술에 대해 투자하는 거래소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어서 민간 주도의 기술투자 분위기를 활성화시키고 기술로 승부를 거는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창구로도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지식재산거래소가 설립돼 뿌리를 내리려면 평가기관 및 전문인력의 확보, 기술거래 시장의 활성화 등 제도적 장치는 물론 제반 절차의 확립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기술에 대한 경제성과 자산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일은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특히 거래소가 아·태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각 지역에 대한 투자정보를 정확히 평가하고 제공할 수 있는 지역전문가의 적극적인 육성은 필수적이다.

 물론 주비위는 이를 위해 거래소 산하에 지식재산평가원과 지식재산연구원을 설립·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객관적인 기술평가 기법이 제대로 확립돼 있지 못한 상태에서 갈수록 다양해지는 기술들을 어떻게 정확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기술담보 대출제도를 통해 이루어진 대출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데서도 이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지적재산이란 반드시 유형의 기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형의 노하우도 유형자산과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기술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 조성할 필요가 있다.

 지식재산거래소 설립은 아직 계획 단계지만 실행으로 이어질 경우 민간 위주의 기술투자 분위기 조성에다 기업의 기술개발 촉진 등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따라서 정부는 이의 실행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동시에 우선 국내에서만이라도 기술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 기업에게 기술마인드를 확산시켜 우리 경제의 재도약에 활력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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