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벤처협의회 "패키지SW산업 활성화" 토론회 요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산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국산 패키지SW 개발업체들의 모임인 소프트웨어벤처협의회(회장 안철수)는 지난 9일 오후 전자신문사 본관 회의실에서 제5회 정기모임을 갖고 「한국 패키지SW산업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모임에는 박흥호 나모인터랙티브 사장, 정영희 소프트맥스 사장, 김준원 수려디자인 사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 조용범 유니소프트 사장, 송명호 엔드리스레인 사장, 정영교 심테크 사장, 이영상 큰사람정보통신 사장, 김상득 한국데이타베이스 사장,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사장 등 소프트웨어벤처협의회의 11개 회원사 대표들이 참석해 국산 패키지SW산업이 처한 현실과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논의됐던 내용을 요약한다.

 △안철수(회장·사회)=최근 정부의 SW 불법복제 단속 등으로 정품 SW를 구매하는 기관·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 덕택에 국내에서 패키지SW를 개발하는 업체들의 매출도 지난해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되며, 정부의 단속이 소홀해지면 SW 불법복제는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제는 국산 패키지SW 개발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박흥호=국내 SW벤처기업들은 개발한 제품의 저작권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연돼 있는 불법복제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국산 SW의 품질이 형편없다고 비난하지만 이같은 기업환경에서 세계적인 SW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하지만 소비자들도 정당한 가격을 주고 제품을 구매한 뒤,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떳떳하게 항의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국산 SW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영상=패키지SW의 가장 큰 수요처인 기업이나 정부 공공기관 등이 국내 SW업체들을 대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정부의 SW 조달가격은 실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가격과 상관없이 비현실적이며, 특히 일부 기관에서는 SW를 공짜로 달라는 요구를 아무 거리낌없이 하고 있어 난처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김상득=정부도 국내 SW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달 권장품목에 국산 SW를 넣고 제품구매를 유도하는 등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지만 조달가격이 실제 판매가와 너무 동떨어져 개발업체들의 입장이 난처할 때가 많습니다. 심한 경우 조달가격이 실제 판매가격의 50%에도 못미치며 다음해 단가계약은 이보다 더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결국 정부조달에서 발생한 손실비용을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하라는 논리밖에는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정영교=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시장규모가 작아 자체 시장을 형성하기가 어려운데다 지적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부족한 점도 개발업체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아무런 거리낌없이 SW를 불법복제하는 아이들을 볼 때 국내 SW산업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참담할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SW 불법복제는 범죄」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영희=국내 패키지SW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벤처협의회의 회원사를 좀 더 많이 확보하고 영향력을 키워 정부와 접촉할 수 있는 창구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도 게임업체나 SW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실적 위주의 예산집행이어서 정부의 이같은 노력이 개발업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용범=국내 벤처 SW업체들끼리 자사 제품의 시험용 버전을 묶어 각 회원사들이 확보하고 있는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보급하는 것도 패키지SW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또 사업분야가 비슷한 업체끼리 제휴를 체결해 공동 마케팅이나 제품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좋은 의견을 개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벤처협의회는 더욱 많은 회원사를 확보해 국내 SW 개발업체들을 대변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며 회원사간의 공동사업도 적극 개발하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이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