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가 다른 연구원들간의 벽을 허물어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박호군 원장의 취임 이후 종합연구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연구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분야가 다른 연구원들간 연구정보 교환은 물론 스터디그룹까지 결성해 연구 아이디어를 짜내는 등 그동안 연구실간 쌓였던 벽 허물기 작업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출연연의 연구과제는 대부분 특정연구분야 중심이어서 전공이 다른 연구원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연구책임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행위로 여겨졌고 연구협력이 필요하더라도 「강건너 불구경」하는 게 관례였다. 이같은 출연연의 풍토에서 KIST는 연구책임자를 비롯, 생산·상품기획·마케팅·홍보·영업 등의 실무자들이 모여 연구 아이디어를 짜내고 시너지효과를 높이는 기업들처럼 연구원간에 쌓였던 벽을 허물고 공동의 연구과제를 물색하는 민간기업 마인드를 도입한 것이다.
박호군 원장의 열린경영 방침의 하나로 실시되는 벽허물기 작업은 우선 연구원간 스터디그룹인 중점분야 연구회제도를 신설한 것. 전공이 다른 연구원간 자유토론을 통해 연구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공동연구과제를 찾아내 여러 분야 연구원들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과제를 도출해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외부전문가를 포함해 연구원 10∼20명으로 자생적으로 구성된 이 스터디그룹에는 토론회 경비 등 그룹당 300만원의 비용을 지원할 계획인데, 6개월간 토론을 거쳐 공동의 연구주제를 선정한 후 내부평가와 기술포럼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대형공동연구과제로 채택되면 연구비를 정식으로 지원한다는 게 KIST의 방침. 이에 따라 이미 젊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21개팀이 신청하는 등 의외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 KIST는 이 중 5∼6개 연구팀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박호군 원장은 『그동안 연구분야별로 연구는 많았으나 KIST의 연구역량을 하나로 모은 대형종합연구과제가 없었다』며 『연구원들의 호응이 의외로 높아 서로 전공이 다른 연구원들이 공동연구과제를 발굴함으로써 연구영역 확대는 물론 연구원간 팀워크 다지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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