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우 사이의 빅딜협상이 백지화됨에 따라 대우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의 얼굴에 희색이 돌고 있다. 대우전자가 올 하반기부터는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를 맞바꾼다는 내용의 빅딜론이 불거지면서 대우전자는 생산과 유통이 일시적으로나마 정지되는 등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 영향이 대우전자에 콘덴서·저항기 등 각종 부품을 공급했던 협력업체들에 미쳤던 것은 정해진 수순.
대우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빅딜의 피해자(?)인 대우전자가 빅딜론 이후 얼마만큼 괴로움을 겪었는지는 모르지만 올 상반기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은 상당했다』고 토로했다.
부품업체들은 대우전자와 자신들의 발목을 묶었던 빅딜이 최근 무산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이전의 모습을 하나 하나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빅딜이 철회되면서 대우전자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TV·VCR·모니터 등 세트의 생산량이 원상으로 회복되고 이에 따라 자신들의 공급물량도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들어 대우전자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해 외자를 유치, 생존능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품업체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조직정비와 자금유치는 정상화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대우 협력업체들의 희망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대우전자의 외자유치가 알려진대로 「매각」이라는 형태로 진행될 경우 새로운 주인이 기존 거래선을 그대로 가지고 갈지 어떨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부품가격 하락으로 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와중에 기존 협력업체들이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대우전자 협력업체들은 그러나 대우전자가 정상가동에 돌입함에 따라 당분간 물량은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빅딜론의 엉뚱한 피해자가 돼버렸던 대우전자 협력업체들이 올해 하반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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