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터넷 증권거래서비스에 심각한 보안상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이버 증권거래서비스를 제공중인 증권사들이 시급히 정보보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대다수 증권사들의 인터넷 증권시스템으로는 전문적인 해커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상에 공개된 해킹프로그램이나 시스템 관리상의 허점을 활용, 금전상의 피해나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사고유형=개인 사용자들이 인터넷 증권거래시스템에 접속하는 지점에서 가장 큰 보안 취약성이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인터넷 증권거래가 가능한 PC방 등에서 타인의 PC에 해킹을 시도하는 경우. 악의적인 사용자가 해킹용 프로그램을 특정 PC에 깔아놓은 다음 타인이 그 PC로 인터넷 증권거래를 시도하면 이후에 자신이 타인의 패스워드를 검색해 보는 식이다. 해킹기법 중 일종의 「스누핑」인 셈이다. 이는 하나의 PC를 여러 사람이 번갈아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유형이다. 스누핑이 오프라인 상태에서 해킹하는 사례라면 네트워크상에서 특정인의 PC에 접근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백오리피스」 등 PC 해킹용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경우다. 백오리피스는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해킹을 가능케 하는 공개 프로그램이다. 특히 램 상주 프로그램이지만 일반 PC사용자들은 평상시 감지할 수도 없는 「백도어」 프로그램이어서 그 피해정도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사용자 접점에 대한 해킹 시도가 주로 금전상의 불법 이익취득에 목적이 있다면 네트워크를 통해 증권사 시스템을 공격하는 유형은 증권거래서비스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악의적인 해커가 인터넷을 통해 증권사의 웹서버에 「서비스 거부공격」 등을 시도하면 인터넷 트레이딩시스템은 사실상 마비상태가 돼 버릴 수도 있다. 바로 이때 시스템이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법률소송이 쏟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문제는 증권거래시스템의 보안취약성을 겨냥한 이같은 해킹 방법이 결코 특정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보안실태=이같은 위험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다수 증권사들의 보안대책은 크게 미흡한 실태다. 아직 국내에는 보안사고가 발생한 적도 없으며 폭증하는 이용자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용량증설이 우선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지배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은 침입차단시스템(일명 방화벽)과 128비트 대칭키암호 제품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증권전산에 연계하고 있는 9개 증권사 시스템만이 인증서비스를 추가 제공하는 정도다. 위에서 언급한 사고유형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다.
모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공개된 적은 없지만 시스템 다운사고가 두 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 『사실 실무자들은 해킹 등 보안사고가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는 실정』이라고 고백했다.
△대책=전문가들은 보안제품의 도입에 앞서 증권사 전체 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인 보안진단을 통해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로선 인터넷 접속망의 보안성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사실 허점은 시스템 내부나 전용망 접속부분에 상당수 존재한다.
한 보안 전문가는 『이제 전산시스템의 신축·증축은 보안대책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면서 『증권사들도 보안대책 마련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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