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로운 도전 디지털 방송 (2);각국의 추진 현황

 지상파·위성·케이블TV 등 매체를 불문하고 디지털방송의 바람이 전세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국·미국·일본은 디지털방송 분야의 시금석 역할을 하면서 세계 디지털방송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다.

 방송환경 변화에 큰 파급력을 갖고 있는 지상파 디지털방송 분야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방송을 시작한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이미 지난 90년 제정된 방송법에 위성방송과 케이블TV의 디지털 기술 도입에 관한 규정을 명문화했으며 95년에는 「지상파 디지털방송에 관한 정부 제안서」를 발표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지상파의 경우 공영방송인 BBC가 작년 9월부터 「BBC1」 「BBC2」 「BBC 뉴스24」 「BBC 초이스」 등 4개 채널을 디지털로 서비스하고 있다.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인 「ITV」와 「채널4」도 디지털 방송면허를 획득했다.

 영국은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와 별도로 다중송신사업자(멀티플렉스)라는 새로운 디지털방송사업자 개념을 만들어 방송면허를 부여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온 디지털」이다. 「온 디지털」은 유료서비스사업자로, 작년 11월부터 8∼20파운드의 수신료를 받고 30개의 채널을 서비스중이다.

 그러나 「온 디지털」은 B스카이B의 디지털 위성방송 서비스인 「스카이 디지털」의 등장으로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 「온 디지털」은 3월 현재 11만명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나 작년 10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스카이 디지털」의 가입자수는 올 3월 현재 35만명에서 연말께에는 1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의 디지털방송은 일단 고화질보다는 다채널쪽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으며 아직 HDTV에 대한 비전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도 작년 11월부터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43개의 방송사가 디지털방송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디지털방송을 시작하면서 6개월 이내에 전인구의 50%를 포함하는 방송구역내에서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고, 1년 이내에 85%의 인구 거주지역을 포함하는 방송국에서 디지털방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은 디지털방송의 규격 제정 과정에서 PC진영과 TV진영간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현존하는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18개 포맷 가운데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선정해 디지털방송을 송출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CBS·NBC 등 방송사가 TV와 동일한 방식인 비월주사방식의 1080i 포맷을 그리고 ABC·폭스가 PC와 동일한 방식인 순차주사방식인 720p방식을 활용해 각각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거나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미국은 오는 2006년에는 NTSC 채널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06년 이후에는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미국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Advisory Committee on Public Interest Obligations of Digital Television Broadcasters」(일명 「고어 위원회」)가 디지털방송의 본격 보급에 대비해 「보다 유연성 있는 디지털방송 정책」과 「균등한 수혜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일본은 2000년부터 간토 광역군에서 지상파 디지털 시험방송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간토·긴키·주쿄 등 3대 도시권에서는 2003년 말, 기타 지역에서는 2006년 말까지 디지털방송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기존 방송사들의 경우 정부로부터 2003년까지 디지털방송 주파수 면허를 받도록 했기 때문에 본방송은 실질적으로 2003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인 NHK는 99년 가을에 우정성이 채널 계획을 확정하면 디지털방송의 도입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며 아사히방송·후지텔레비전 등도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테레비도쿄는 디지털 BS방송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또한 오는 2010년까지 케이블TV의 디지탈화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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