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출 "양극화" 뚜렷

 IMF 이후 국내 가전시장의 수요가 고급제품과 저급제품으로 몰리는 양극화현상을 빚으면서 최근 수출에 있어서도 이를 반영하는 「쌍끌이」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의 매출확대를 위한 수출전략이 저가제품의 수출확대와 함께 브랜드이미지 향상을 위한 고가제품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가 보급형제품이 절대 다수를 차지해 온 국내 가전업계의 수출구조도 점차 고가 첨단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는 이른바 수출구조 고도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전업계의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IMF 직후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저가 보급형제품을 앞세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을 적극 추진해 왔으나 최근 수출환경이 개선되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가브랜드 전략을 적극 전개하면서 첨단 기업으로서의 이미지쇄신을 위한 제품이원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 일반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OEM 거래선확보 등을 통해 물량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영상기기를 중심으로 한 고가제품의 수출드라이브 전략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TV, 프로젝션TV, 완전평면TV 등 3가지의 고가제품을 「탄투스」라는 브랜드로 미국 및 일본, 유럽 등 선진시장에 서 적극 공략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수출을 시작한 양문여닫이형의 지펠냉장고도 올해 5만대 이상 수출할 계획이며 에어컨도 그동안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해왔던 룸에어컨보다는 가격이 비싼 스탠드형의 패키지에어컨을 자가브랜드로 수출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G전자도 선진 가전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수출확대에 주력하는 것과 동시에 단가가 1만달러를 넘는 LCD프로젝터를 비롯해 디지털TV, 완전평면TV, 양문여닫이냉장고인 디오스, 시스템에어컨 등 고가제품에 자가브랜드를 부착해 본격적인 수출드라이브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LG전자는 LCD프로젝터의 경우 미국과 중국 등에 올해 총 1만2000대, 디지털TV는 영국에만 2만대를 수출한다는 것이다. 또 완전평면TV도 지난 4월 중국을 시작으로 올해 전세계에 50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며 대당 가격이 3000달러선으로 기존 냉장고에 비해 7배 이상 비싼 양문여닫이형 디오스냉장고도 올해 3만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아직까지는 중저가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확대는 주로 이 부문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기업이미지 개선을 통해 이들 염가제품의 판매를 촉진하고 브랜드이미지 향상을 위해 첨단·고가제품의 판매확대에도 주력하고 있어 고가와 저가를 함께 수출하는 이른바 「바이폴러(Bipolar)」작전이 최근 새로운 수출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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