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가 광속거래(CALS) 프로젝트 추진에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한 전략이다. 각종 기술자료를 디지털화하는 것은 기업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완성차업계는 취약한 재무구조와 과다한 부채비율로 독자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신모델 개발 여력이 부족하다. 업체간 제휴가 없을 경우 생존의 최대관건인 신제품 개발마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다.
더욱이 최근 들어 미국 델파이와 독일의 보쉬 등 외국의 거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내수불황으로 경영이 악화된 국내 중견 부품업체를 대거 인수함에 따라 완성차업계와 부품업체간에 성립돼 있던 수직계열화 관계마저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수직계열화체제의 붕괴가 부품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나 완성차업계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쥐고 있던 칼자루를 빼앗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동안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부품가격 인하를 통한 자동차 가격인하가 불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CALS 프로젝트다. 국제경쟁력 강화가 주 목적이나 그 밑바탕에는 연구개발·생산·영업·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추진해서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는 것이다.
관련업계는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하면 통신장비 구입과 네트워크 관리비용으로 180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고 산업 EDI로 절감되는 비용도 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부품별로 2, 3개 중소 업체가 결합해 대형 업체로 탄생하는 등 국내 자동차산업이 지금과 같은 영세한 규모에 머물지 않고 국제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자동차산업계가 글로벌체제에 맞는 경쟁체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계와 부품업체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자동차업계가 추진하는 CALS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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