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형가전업계의 생명줄과 같았던 가전 3사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대폭 축소됐고 7월이면 수입선다변화도 완전 해제됩니다. 이제 소형가전 분야도 완전 자유경쟁체제로 접어든 셈이죠.』
카이젤의 임창호 사장(49)은 소형가전업계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형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위축돼서는 안된다』고 전제한 그는 『가전3사의 온실을 벗어난 소형가전업체들이 이 기회에 튼튼하게 뿌리만 내린다면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새로운 천년을 맞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의뢰한 설계대로 주문받은 만큼만 생산하던 것과 제품기획에서부터 설계·생산·판매·사후서비스까지 도맡아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OEM에 의존해 온 업체들이 하루빨리 브랜드판매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임 사장은 『카이젤은 그동안 가전3사의 OEM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 브랜드로 유통망을 개척해왔기 때문에 올해를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한다.
그는 『카이젤이 도약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것이 전기면도기와 이미용기분야에서 옛 명성을 되찾는 일』이라며 『제빵기에 주력하면서 등한시해 온 전기면도기와 이미용기사업에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카이젤은 지난 90년대 초반까지 전기면도기와 이미용기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누렸으나 90년대 중반이후 필립스·브라운 등 외산과 조아스·유닉스 등 국산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후 카이젤은 국내 유일의 제빵기 브랜드로 새로운 아성을 쌓으면서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려왔다.
『제빵기시장은 가전3사는 물론 해외업체들도 손을 대지 않은 신대륙 분야입니다. 때문에 개척만 잘해간다면 카이젤의 가장 안전한 수익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제빵기를 디딤판으로 삼아 해외업체와 경쟁사들에게 내준 전기면도기 및 이미용기 시장을 탈환,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작정입니다.』
임창호 사장은 지난 3월 카이젤로 영입됐다. 그 전까지 삼성전자 생활용품사업부를 이끌어 온 그는 시장과 업계를 읽는 능력이 탁월,카이젤의 옛 영토 탈환작전의 선봉장으로 임명됐다는 후문이다.
『카이젤은 이미 제빵기분야에서 독보적인 아성을 쌓았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력만 갖춘다면 큰 위험없이 전기면도기와 이미용기 시장탈환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그동안 모기업인 제일엔지니어링 중앙연구소·제조원인 우림전자 등과 공동으로 제품개발에 주력해왔고 전문디자인업체와 함께 세계적 수준의 디자인도 개발했습니다.』
『이미 카이젤의 옛명성을 기억하는 유통점들로부터 전기면도기의 주문이 밀리고 있다』고 전하는 그의 표정엔 외산에 내주다시피한 이 시장을 반드시 되찾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OEM업체들이 이끌어 온 국내 소형가전산업이 급변하는 시장환경을 극복하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명성을 쌓는 일이 급선무』라고 지적하는 그는 따라서 품질과 가격·AS 등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제품에만 브랜드를 도입하는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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