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에 돈 다발

 「사이버 머니 1만원을 잡아라, 행사기간중 신규회원이 되시는 분에게는 사이버 머니 1만원을 드립니다.」

 「10억을 잡아라, 매일 매일 가입하는 100분께 10만원을 드립니다.」

 「12월31일까지 가입자는 적립금 1만원, 추천인은 적립금 3000원. 총 3억원 규모의 무료이벤트 기획」

 요즘 인터넷에 들어가면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웹사이트마다 회원을 확보하기 위해 사이버 머니를 준다고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혹의 강도도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안된다.

 이전에는 사이버 머니를 준다고 해도 100∼200원이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최소한 1000원, 많게는 1만원까지 주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억대의 당첨자가 될 수도 있다.

 사이버 머니는 가입할 때만 주는 것이 아니다. 삼성물산은 이용자가 삼성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일정한 금액을 적립하고 금액이 3만원이 넘으면 현금으로 통장에 넣어준다. 또 설문조사나 이벤트 행사에 참가해도 일정액의 돈을 적립해준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메일(http://www.amail.co.kr)도 광고메일을 받아보거나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일정금액을 적립시켜주고 1만원 이상이 되면 온라인으로 입금해준다.

 사이버 여행사인 프리투어(http://www.freetour.co.kr/)는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동호회원이 되거나 여행후기를 써도 일정한 액수의 적립금을 주고 있다.

 골드뱅크(http://www.goldbank.co.kr)와 네띠앙(http://www.netian.co.kr)처럼 다른 회원을 가입시키면 그 수에 따라 적립금을 주는 곳도 많다. 이용자를 통해 얻은 이익을 바로 바로 돌려준다는 개념은 인터넷이 아니면 불가능한 인터넷만의 서비스다.

 이처럼 사이버 머니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많아지고 제공액수도 늘어남에 따라 자신의 신상정보를 제공하고 회원으로 가입하는 네티즌들이 급증하고 있다.

 신규회원에게 1만원의 적립금을 주는 한솔CSN(http://www.hansolcs.co.kr)의 경우 한달 반만에 회원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추첨을 통해 10만원의 사이버 머니를 주는 인터넷경매(http://www.auction.co.kr) 역시 하루 200명이었던 가입자수가 이벤트를 시작한 이후 50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삼성물산의 인터넷 통장도 전체 이용자의 35%인 4만명이 가입을 신청해놓은 상태.

 기업들이 가상공간의 회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터넷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이나 물품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목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큰 이점이다. 매달 1400여명에게 온라인 입금을 해주고 있다는 골드뱅크의 전창훈 이사는 『현금이 아니라 마일리지 개념이기 때문에 자금의 유동성을 높이면서도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사이버 머니의 장점을 설명한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회원과 사이트 운영자가 공동으로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회원으로 등록하고 보자」는 식의 행동은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많은 금액의 사이버 머니를 약속하는 사이트 중에는 부실한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회원을 모으는 것 자체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하는 에이메일 백동훈 사장은 『돈을 제공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곳은 한번쯤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일부 사이트들 중에는 일단 키워놓고 보자는 생각에서 많은 적립금이나 사이버 머니를 약속해놓고 막상 돈을 지급할 때가 되면 슬그머니 메뉴를 없애는 경우도 있다.

 자신을 추천인으로 해서 가입하라는 스팸메일 때문에 엉뚱하게 고통을 겪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 때문에 사이버 머니를 앞세운 인터넷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에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한다. 사이버 머니를 앞세워 사행심만 조장한다는 것.

 이에 대해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서비스를 좀더 활성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인터넷 경매 오혁 사장은 『사용자가 많아지면 자연히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전제하고 『가입한 회원들 중에는 경품만을 쫓아 가입한 허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을 이용자로 끌어들이는 것이 사이트 운영자의 과제』라고 말했다.

 사이버 머니와 관련해 선의의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얼마나 사이버 머니를 축적하면 현금화할 수 있는지, 어떤 때 얼마나 사이버 머니가 지급되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일년 내내 적립해도 사용할 수 없는 사이버 머니를 제공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또 현금과 병행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다른 사이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인터넷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사이버 머니의 활용범위와 대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홍기획의 경우 자체 발생한 사이버 머니를 입점한 사이버쇼핑몰 모두에서 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인터파크는 고객의 적립금을 음악파일이나 책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때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외에 사이버 머니와 소액결제 지갑을 함께 수용한 사이버뱅킹 서비스도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각 사이트에서 통용되는 사이버 머니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의 보안을 강화하고 가입한 뒤 회원에서 탈퇴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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