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서비스사업자의 할부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이동전화 판매점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5월 의무사용기간 폐지에 따른 단말기 보조금 축소로 시장이 냉각되면서 폐점 위기를 맞고 있던 이동전화 판매점들이 최근 정부의 할부판매 허용조치에 힘입어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기력을 되찾고 있다.
특히 이번 5개 사업자가 판매하고 있는 할부상품은 현금판매에 비해 기본적으로 마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들의 대대적인 할부판매 시행을 가입자 순증의 기회로 보는 대형 대리점들이 일선 판매점에 경쟁적으로 물건을 내놓으면서 마진폭은 한층 커져 순수판매점의 입지를 넓혀주고 있다.
이 영향으로 이동전화유통점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운영을 포기하거나 전업을 고려하는 일선 판매점이 늘어났던 4∼5월과는 달리 최근에는 일부 판매점의 경우 권리금이 높아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동전화 판매점이란 이동전화사업자의 대리점으로 등록하지 않고 5개 서비스사업자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순수 유통점의 총칭이다.
이들 판매점은 대형 대리점에서 물건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서브점 형태로 대리점과 달리 서비스사업자에게서 고객관리수수료 등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수요가 급속히 감소한 지난 4∼5월에는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순수판매점은 개점시 서비스사업자에 보증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대리점에 비해 쉽게 생기고 쉽게 없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4∼5월 사업을 포기하는 매장이 늘어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실제로 용산전자상가와 테크노마트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4∼5월에는 매장을 내놓은 순수판매점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이를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부 판매점은 권리금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이동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하루 한두개 팔기도 어려웠던 지난 5월과 달리 할부판매를 시작한 이후 가입자가 2∼3배 정도 많아졌다』며 『특히 할부판매 물량은 마진도 높기 때문에 수익 확보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 6층의 한 판매점 관계자도 『한때 폐업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할부판매 이후 마진이 좋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일단은 사업을 유지해나갈 계획이지만 워낙 변화가 심해 시장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동전화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매장 관계자는 『할부판매 이후 대형 대리점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한 가격경쟁에 뛰어들면서 중소형 대리점의 입지는 크게 약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중소형 대리점이 판매점 형태의 유통점으로 몰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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