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를 위한 민중가요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족음악인들의 따뜻한 정서와 독특한 창의성이 담긴 다양한 음악을 음반으로 만들어 널리 보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철의 노동자」 등 민중가요는 80년대 집회현장에서 노동자와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사전심의제도·상업성 등의 잣대를 가진 기존 음반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음반 하나 남기기가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 한국민족음악인협회(이사장 김철호)는 최근 독자적인 민중가요의 대중적 보급을 위해 독립음반사 「까치호랑이」(대표 김보성)를 설립했다. 민족음악인협회 사무총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보성 대표(40)는 예전에는 민중가요그룹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노찾사」 시절, 70만장의 음반을 판매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기존 메이저 음반사들과는 더 이상 음악작업을 함께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협회일을 맡게되면서 무엇보다도 35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음악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독립음반사 설립에 주력했습니다.』
오랜 시간 별러 온 탓에 까치호랑이는 지난 3월 활동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류금신의 「Life」, 김가영의 「선택」, 안도현의 노래시집 「내 낡은 자전거」, 명상음반 「삼귀의」, 전통악기와 서양악기를 접목시킨 연주곡 모음 「흑백사진」 등 20여장의 싱글음반을 음악 장르별로 「CDonuts」 「DiDix」 「SMA」 「Gutmori」 등 16개의 레이블로 구분해 출시했다. 그만큼 다양한 음악을 포괄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대중음악 사업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고, 이에 따라 민족음악인들의 활동영역도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 대표는 『이에 대비해서라도 다양한 싱글음반을 출시, 많은 음원을 만들어 놓을 계획이며 아울러 「까치호랑이」를 내세워 음반기획·제작·유통사업, 저작권관리사업, 인터넷방송사업 등 명실공히 대안의 음악사업을 할 방침』이라고 말한다.
「까치호랑이」는 김 대표를 비롯, 음반기획 및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김성민 씨, 제작 및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현주 씨 등 4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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