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직재개편 의미

 문화관광부가 지난 12일 문화산업국에 대한 직제개편을 단행했다.

 문화부의 이번 직제개편의 특징은 산업의 패러다임에 걸맞게 기능 중심으로 재편한 것. 「영상진흥과」를 신설, 영화와 비디오업무를 한데 묶고 영상음반과를 해체하고 「게임음반과」를 신설한 것 등은 산업의 연속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방송광고행정과」와 「출판진흥과」를 각각 「방송광고과」와 「출판신문과」로 개편한 것은 기능 통폐합보다는 신문·방송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문화부측은 말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문화상품과」의 신설. 아직 업무분장의 윤곽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문화상품 개발과 대민원 창구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게 문화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예컨대 우수게임 수상작에 대한 판로개척 지원 등의 업무를 맡을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문화부 산업정책에 의해 여러 가지들을 솎아내 열매가 맺어지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인사의 또 하나의 관심거리는 국·과장급 부서장들을 「문화산업을 아는 인물」들로 대거 배치한 점이다.

 신임 박지원 장관이 예상을 깨고 임병수 관광국장을 전격 문화산업국장으로 발탁한 것은 그가 지난 94년 문화산업국 태동에 산파역을 맡는 등 문화부에서는 몇 안되는 산업통으로 꼽히고 있는 점을 감안, 오지철 전임 국장이 문화정책국장으로 이동한 데 대한 업무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의 기용은 문화와 산업을 동시에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문화부가 당분간은 문화산업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곽영진 영상음반과장을 문화산업정책과장으로, 유병한 영화진흥과장을 문화상품과장으로 전보하고 영상음반과장을 역임한 바 있는 종무1과의 이학재 과장을 영상진흥과장으로 발탁한 것 그리고 방송광고과의 김기홍 과장을 그대로 잔류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순태 서기관을 게임음반과장으로 승진 발탁은 조직결속과 함께 그가 문화산업총괄과에서 상당한 역할을 해온 것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화부의 산업정책은 김순규 차관의 큰 그림 아래 임병수 국장이 실무를 전담, 힘과 속도를 갖춘 본격적인 산업드라이브정책의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30개월간의 문화산업국장직을 떠나 문화정책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오지철 국장은 산업국장 재임기간 동안 「이달의 우수게임」제도를 도입, 안착시키고 게임종합지원센터 설립과 산업기반의 틀인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남다른 족적을 남겼다는 평을 듣고 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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