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최근 중소기업의 수출확대 및 수출기업화를 위해 500개 대상기업을 선정, 해외규격 인증획득 지원사업에 착수하면서 이의 실무를 맡게 될 100여 규격컨설팅 업체 및 규격기관간 수주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해외규격 인증획득 지원사업은 그동안 중기청이 지원대상 규격을 선정, 컨설팅업체가 자율적으로 중소기업과 연계해 신청했던 것과 달리, 우선 지원대상기업을 선정해놓고 컨설팅업체가 완전경쟁방식으로 수주할 수 있도록 변경한 데다, 지원예산 및 대상업체 규모가 종전보다 크게 늘어나 컨설팅업계의 경쟁이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관계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중기청이 최근 33억원의 예산을 바탕으로 올해 제2차 해외규격획득 지원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이 시장을 겨냥, 규격관련 정부출연기관, 품질인증 컨설팅기관, 해외규격시험기관, 외국 규격인증기관의 국내 지점 및 합작사 등 115개 규격컨설팅 업체 및 기관간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규격컨설팅 기관들간 경쟁이 가장 심한 분야는 유럽연합(EU)의 통합규격인 「CE마크」와 미국을 대표하는 공산품 안전규격인 UL, GM·포드 등 미국 자동차회사의 품질시스템 단체규격인 QS9000 등. 이는 이들 세 규격을 신청한 중소기업이 총 435개로 이번 중기청 지원사업 대상기업의 무려 87%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도 특히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규격인증 선호도 1위를 줄곧 고수하고 있는 CE마크의 경우 이번에도 전체 대상규격 중 최대인 187개 업체(37.4%)가 선정돼 한국노이즈·원텍·써티텍시험연구소 등 해외규격전문 시험·컨설팅기관을 비롯, 대부분의 컨설팅업체들이 시장공략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일부 규격에 해외규격 인증획득 지원 대상기업이 집중되고 해외규격인증 수요가 한꺼번에 500개가 쏟아짐에 따라 그동안 해외규격인증 시장을 주도해온 일부 전문 규격기관 외에 단순 컨설팅기관이나 품질인증 시험시설을 갖추지 못한 후발 규격업체 및 기관까지 수주전에 뛰어드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무관청인 중기청이나 컨설팅기관협의회가 규격이나 업종별, 혹은 관련시설 및 인력보유 현황별로 컨설팅기관을 구분해 놓지 않은 데다 해당 중소기업들마저 수출경험이 적어 컨설팅기관의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아 이들 컨설팅기관간의 과열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컨설팅기관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규격시장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란 점에서 이번 중기청 지원사업이 컨설팅업체로서는 분명 큰 특수』라며 『그러다 보니 컨설팅업체간의 경쟁이 과열, 우선 수주만 해놓고 실제 규격인증 처리가 가능한 전문업체에 하청이나 재하청을 주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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