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동작전력을 줄일 때다.」
이는 업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에너지절약사업의 향후 과제다.
현재 산업자원부가 절전형기기 보급촉진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추진중인 「에너지절약마크」제도에는 동작전력에 대한 규정이 없다.
다만 대기소비전력이 TV는 3W, VCR는 4W, 비디오비전은 6W 이하를 만족하면 절전제품으로 인정받아 공공기관 우선구매의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일반 소비시장에서도 유리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전 3사들이 대기소비전력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소비량에서 대기소비전력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동작전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무관심한 편이다.
반면 외국의 선진업체들은 대기소비전력은 물론 이미 동작전력을 절감하는 데 힘을 모으며 한 발 앞서 가는 모습이다.
미국의 정부출연기관인 EPA와 유럽의 E2000사무국 등이 자원절약 및 지구 온난화 방지 차원에서 에너지절약과 관련한 제반 규정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인데다 일본 영상기기 제조업체들은 동작전력뿐 아니라 제조공정상의 에너지까지 절감해 나갈 태세다.
실제 마쓰시타는 내년까지 TV의 동작전력을 95년 대비 30%를 끌어내리기로 했고 소니도 90년 대비 50%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일본산 TV의 동작전력은 평균 50∼60W선으로 내려가게 돼 에너지 절감의 모범상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한 일본의 거의 모든 TV업체들은 제조공정상의 에너지 소비량을 2000년 제품 출하액당 20∼50% 절감할 예정이다.
제조공정에 소비전력이 적은 설비를 도입하되 필요하면 수작업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할 정도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본산 TV의 제품 카탈로그에도 반영되기 시작해 이미 동작전력 60W대의 제품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들도 일부에서 동작전력 절감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제조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과감한 드라이브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업체들은 한꺼번에 50W 이상의 에너지 절감을 구현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일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전자가 8W의 대기소비전력을 줄이는 데 2년여의 연구기간과 15억원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제조원가 상승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책인 TV·VCR 등 영상기기 동작전력을 줄이는 데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 정부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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