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어 좋은 날」. 영화 제목이 아니라 윈드서퍼들이 한결같이 좋아하는 날씨다. 윈드서핑 마니아들은 바람만 불면 괜히 강이나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여름 바캉스철 바닷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윈드서핑은 직접 즐기는 사람은 물론 바라보는 일반 구경꾼들도 여름철 더위를 식혀줄 만큼 시원스런 장면을 연출한다. 또 서울 한강을 끼고 있는 88올림픽대로나 강북대로를 달리다 보면 뚝섬지역과 성산지역 고수부지에서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된다. 일반인들은 물론 윈드서퍼들도 자연스럽게 그 상황에 도취되기 일쑤다.
다른 레저스포츠와는 달리 윈드서핑은 일반 보급이 낮은 종목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배우기도 힘들 뿐 아니라 위험하기도 하고 경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짐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윈드서핑은 4일이면 초보딱지를 뗄 수 있으며 안전 보조장비를 갖추면 동종 수중·해양스포츠 중에서 가장 저렴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종목 중 하나다.
한강 뚝섬지구와 성산지구의 윈드서핑클럽 이용 비용은 2시간 이용시 레슨비와 장비대여비를 포함해 2만원이고 하루 종일 이용할 경우 4만원이면 충분하다. 이곳을 찾을 때에는 간단한 복장이면 되고 계획 없이 한강변을 지나다 핸들을 꺾어 찾아도 괜찮다. 이들 클럽에는 반바지·신발·안전용구 등 일체가 준비되어 있다.
윈드서핑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홍윤선씨는 『한강에 뛰어들 수 있는 마음만 갖고 오면 모든 것이 한 곳에서 해결된다』고 전한다.
윈드서핑을 처음 고안해 낸 사람은 미국의 컴퓨터기사 호일 슈바이처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던 슈바이처는 서퍼에 열중했다. 주말만 되면 그의 집에서는 서퍼들이 모여 파티를 열었고 화제는 서핑에 관한 것뿐이었다.
「서핑보드에 요트의 돛대를 달면 재미있지 않을까」라고 파티참석자 중 한 사람이 대화의 화두로 만들어 진지한 토론이 파티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아이디어는 슈바이처도 그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의 머리 속에서 컴퓨터가 작동하고 실행에 옮겨졌다.
새로운 스포츠가 탄생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0년 슈바이처의 고안에 의한 윈드서핑이 미국 서해안에 처음 데뷔하게 된 것이다.
요트와 서핑이 절묘하게 합쳐진 윈드서핑은 캘리포니아ㄴㄴ의 새로운 스포츠로 자리를 잡으며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전세계에 퍼져나갔다.
요트와 같이 복잡하지 않은 것이 매력인 윈드서핑은 바람을 타고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윈드서핑이 우리나라에 도입, 확대된 것은 대한요트협회 소속의 초기 마니아들이 대한해협을 횡단하면서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었고 그 이후 해양소년단의 일부 대원이 대한해협 횡단으로 동호인들이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드세일링협회가 서울 하계올림픽에서 윈드서핑 퍼레이드 행사에 참가하면서 우리나라에서 확고한 뿌리를 내렸으며 미국 LA올림픽부터 공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이제는 하계올림픽 해양경기의 꽃으로 부상하고 있다.
요즘 윈드서핑은 대학의 체육강의 중 대표적인 종목으로 부상, 젊은층의 동호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며 보통 40∼50대층이 무리 없이 즐기는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람을 동력으로 이용하는 무공해 레저스포츠인 윈드서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 스텝인 「파이브 스텝」을 습득하고 방향전환의 기본 기술과 러핑·베어링 기술 등 고급 기술을 익히면 된다.
초보자들은 잔잔한 바다나 강바람을 이용하면 보통 시속 30∼40㎞로 달릴 수 있고 일류 선수들은 시속 140㎞의 고속으로 직진할 수 있다. 일부 마니아들은 태풍이 불어올 때면 여지없이 강과 바다로 뛰어든다. 강풍을 이용해 고속 주행을 하기도 하고 각종 기술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윈드서핑은 물 위에 띄우는 보드를 비롯해 세일링·마스트·붐 등의 장비만 갖추면 된다. 이들 장비는 대부분 세트로 구입하는데 중고 장비의 경우 100만∼150만원이면 모두 구입할 수 있고 새 것은 250만∼300만원 정도 된다.
그러나 이들 장비는 일부 마니아들이 구입해 사용하고 있고 거의 모든 초보자나 일반인들은 전국 100여곳의 클럽에서 대여해 사용하면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복장은 수영복이나 반바지 등 간편한 차림이면 되고 초보자의 경우 윈드서핑 전용 신발을 빌려 신으며 마니아들은 파도나 물결의 감촉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맨발로 서핑을 즐기기도 한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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