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가전업계가 수출주력시장을 동남아, CIS 등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주지역으로의 TV수출이 크게 부진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미 TV직수출에 제동을 걸어왔던 미국의 반덤핑규제가 사실상 종료돼 올해 가장 큰 폭의 수출증가가 예상됐다는 점에서 미주지역으로의 TV수출 부진은 국내 TV산업의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국산 TV수출의 특징인 가격 위주의 저부가가치 제품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는 북미에서 더 이상의 물량증대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국내 가전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등장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미국의 반덤핑규제로 인해 지난 96년 이래 이 지역의 TV수출을 완전히 중단한 이후 지금까지 수출이 전무한 상태며 지난해 말 미국의 반덤핑관세의 부담을 벗었지만 아직까지 수출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북미 TV시장의 수익성이 저조한데다 물류비용이 커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20인치 TV 350대를 선적할 수 있는 40피트짜리 컨테이너의 북미지역 운임이 무려 1000달러나 인상된 3500달러에 달하는 등 본사에서 생산한 자가브랜드TV를 수출해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다만 LG전자는 자가브랜드TV의 직접수출보다는 오는 10월께 마무리될 제니스 정상화작업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제니스를 「LG화」함으로써 당장 미국에서 연간 250만∼300만대의 TV판매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선진시장 수출확대 전략 아래 올해 북미지역에 자가브랜드 150만대, OEM 50만대 등 총 200만대의 TV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물량증대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북미지역 TV수출 모델을 「탄투스」로 통일하고 프로젝션TV·완전평면TV·디지털TV·벽걸이형 LCDTV 등 고급TV업체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수출물량 확대 전략도 자가브랜드보다는 OEM에 치중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10만대 규모인 톰슨과 도시바로의 TV OEM공급량을 올 하반기 중에 30만∼40만대를 추가, 총 50만대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가전업계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시장에서 검증을 받는 게 필요하다』며 『이제 미국시장을 공략하는데 걸림돌이 제거된 만큼 미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7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8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절연파괴 원인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