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게임산업은 IMF체제의 여파 속에서 대대적인 관련법규 재정비, 게임방과 같은 신업태 등장 등으로 인해 업계 전반에 걸쳐 격동의 변화를 겪었다. 지난 8일자로 영상물등급위원회에 그 역할을 넘긴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공진협)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심의백서」를 통해 지난해 게임산업을 재조명해 본다.
<편집자>
지난해 PC게임물(새영상물)의 심의편수는 총 595편으로 97년(1042편)에 비해 무려 43%나 감소했다.
심의대상이 된 595편 중 83%(494편)가 수정되지 않고 심의를 통과했으며, 게임내용의 일부가 수정되거나 삭제돼 심의를 통과한 작품은 15.5%(92편),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반려) 작품은 1.5%(9편)를 차지했다.
97년의 경우는 무수정 통과가 89.7%(935편), 수정통과 7.7%(80편), 반려 2.6%(27편) 등 이었다.
국내외 작품별로는 국산이 총 291편으로 전년보다 24% 늘어난 반면 환율급등으로 로열티 부담이 커진 외산게임은 무려 62% 감소한 304편만이 심의에 접수, 외산게임의 반입량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입증했다.
전년에 비해 수정대상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 공진협은 「게임 모음집」 형태의 타이틀에 대한 심의요청이 급증, 심의 신청사가 원하는 등급으로 통과시키기 위해 수정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반려작은 거의 대부분(8편)이 외설과 폭력적인 내용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고 밝혔다.
심의를 통과한 586편 가운데 「연소자(18세 이하) 관람가」 등급은 전체의 54.6%(320편)로 전년(66%)보다 11.4% 포인트 줄어든 반면, 「중학생(12세) 이상 관람가」와 「고등학생(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은 각각 14%, 21.3%로 전년에 비해 2.6%와 9.3% 포인트 늘어났다.
한편 「연소자(18세 이하) 관람불가」 등급은 10%(59편)로 전년(11.2%)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심의신청작을 매체별로 보면 CD롬이 90.4%(538편)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롬팩이 8.2%(49편)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차세대 매체로 불리는 DVD롬은 8편(1.3%)에 불과, 아직까지 국내에 DVD게임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업소용 게임기(유기기구)분야는 공진협이 지난해 8월27자로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한컴산)에서 검사업무를 이관받은 이후 지난해 말까지 국내외에서 제작된 총 195건이 심의됐다.
업소용 게임기는 PC게임과 달리 심의결과가 합격과 불합격으로 나뉘는데 합격률은 76.9%에 달했다.
제작국별로는 국산품이 100편으로 51.3%를 차지했으며 일본산 72편(37%), 대만산 18편(9.2%)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업소용시장에서 경품기종을 중심으로 국산제품의 입지가 크게 넓어진 것은 이처럼 일산을 위시한 외산 신제품의 반입이 크게 줄어든 데 적지않게 힘입었음이 통계상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45편의 작품이 불합격 처리된 이유는 「빠찡꼬와 유사한 사행성 게임」(15편), 「슬롯머신과 유사한 사행성 게임」(13편), 「포커와 유사한 사행성 게임」(5편) 및 기타(12편) 순으로 사행성 여부가 심의를 통과하는 데 관건이 됐다.
새영상물 심의를 담당했던 박승수 세종대 교수는 『스타크래프트와 게임방으로 인한 일련의 사건이 게임물 심의등급제도를 비롯 국내 게임산업 전반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유기기구 심의위원이었던 권준모 경희대 교수는 『업소용 게임물의 합격여부를 판가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행성」에 대한 기준이 보다 구체적으로 명문화되어야 하며 심의신청자가 심의대상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개선사항을 지적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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